남한강 물길을 따라서<12>

신단양입구의 근린공원에는 신동문 시인의 비와 정도전의 숭덕비가 있다. 평생을 초

▲ 등을 돌린채 서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비 야에 묻혀 살던 신동문 시인이 1993년 9월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66세로 세상을 버리자 동양일보사와 단양문화원이 현지 문인들의 뜻을 모아 세운 시비에는 그가 평생을 추구해 오던 삶과 일치하는 작품 「내 노동으로」가 해동 김동연의 솜씨로 새겨져 있다. 근린공원에는 박정희 전대통령의 새마을비와 신동문시비가 서로 등을 돌린 채 서 있으니, 독재가 싫어 평생을 초야에 숨어 살던 시인의 삶을 생각할 때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 신동문시비
친구여 모두가 모두 蒼白한 얼굴로 明洞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未練 未練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勞動으로 오늘을 살자 내 勞動으로 오늘을 살자고 決心했던 것이 어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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