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과잉영접 둘러싼 학내 갈등 속 6일 투신

옥천 모 중학교 김 모 교감이 6일 새벽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교육감 과잉 영접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원인이 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오전 5시 대전시 동구 인동 H아파트 110동 뒤편 잔디밭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충북 옥천 모 중학교 김 모(61) 교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송 모(57)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아파트 옥상에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은 점 등으로 미뤄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정년을 1년 앞둔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지난달 24일 학교를 방문한 김천호 충북도교육감에 대한 영접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김씨가 이에 대한 상부의 질책과 외압에 시달려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다.

5월30일 해당 중학교 J교사가 관내 옥천신문 홈페이지 열린광장에 올린 ‘교육감 대왕님 학교에 납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오마이 뉴스’에 기사로 게재된데 이어 전교조 홈페이지 등에서 연일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김씨가 배후로 지목돼 이런저런 외압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다.

J교사의 글에 따르면 “전국소년체전 준비를 격려하기 위해 김천호 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화장실에 수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년을 1년 앞둔 김 교감이 12세 연하의 교장에게 인격적으로 견디기 힘든 호된 질책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다음날 병가를 내는 사태까지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학교 교장은 이와 관련해 역시 옥천신문 열린광장에 올린 해명의 글에서 이 학교 관악부가 수업시간 중에 환영연주를 한 부분에 대해서만 자세히 해명했을 뿐 화장실 사건과 관련해서는 “실제와 달리 학교 운영 문제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졌고 사실이 아닌 부분이 과장돼 알려졌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학교 교장이 ‘사건이 과장됐다’는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는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랐으며, 김씨의 투신 사망 소식과 관련해서도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숨진 김씨의 부인은 “과잉영접에 대한 고발 글이 인터넷에 실린 뒤 교육청 등으로부터 학내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데 대한 진상을 조사한다며 압박을 가해오는 것과 관련해 남편이 몹시 불안해 했다”며 “교육당국과 학교의 권위적 태도가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이에 대해 “문제의 글이 실린 뒤 김 교감이 직접 교육청을 찾아와 경위설명을 한 것이 전부일 뿐 김 교감에 대해 어떠한 압박이나 강요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 충북지부는 김씨의 죽음과 이 학교 내부갈등 등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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