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민 개인전 우암갤러리

작가의 특권은 새로운 세계를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과학자의 정밀한 실험이 요구되고 철학자의 텍스트가 작품에 투영된다.
‘평면회화의 입체화’라는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일궈낸 안승민의 작품이 13일부터 19일까지 우암갤러리에 전시된다.
그의 평면회화는 단순히 물감을 칠하여 이미지화하는 것이 아닌 사각의 프레임안에 무수한 색점의 반복과 강조를 통해 예상치 못한 3차원의 세계를 이끌어 낸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그냥 봐서는 안된다. 꼭 색안경을 끼고 보아야 한다. 안씨의 과학적 계산의 결과를 관객이 또한 색안경이라는 실험적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잘 맞아 보인다.
안씨의 이러한 작품의 실험적 장치들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의 작업을 주목해야 할 또다른 부분은 철학자적인 텍스트이다. 그의 영원한 화두는 ‘존재’. 안씨의 회화작업은 꼼꼼한 기록이다. 점, 선, 면을 요소로 날마다 찍어가는 일기인 셈이다. 그 속에서 작가는 특수안경을 통해서 생생한 입체감의 황홀감보다는 그림을 보는 시점에 주목한다. 곧 그의 작업은 현재에서 과거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서 자리한다. 특수안경을 통해 본 3차원은 곧 과거이고 찰나임을 깨달을때 관객은 현재와 과거의 시점에서 존재에 대한 물음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자기성찰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이다. 존재란 곧 바로 순간의 이야기임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안승민씨는 프랑스 앙제 도립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와 광주대학교 예술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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