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책임당원제 도입 관련 정치세력화 관심
14일 충주에서 전국 워크숍 불구, 도내 세력 아직

   
최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과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 직격탄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 도내에서도 한나라당의 책임당원제 실시와 관련해 박사모의 정치세력화 정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사모(대표 정광용) 회원 180여명은 5월14~15일까지 충주호리조트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책임당원제 도입 이후 한나라당의 새로운 정치세력으로서 당 개혁과 박근혜대표에 대한 지원에 앞장서기로 했다. 이날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진 박사모회원들은 “2007년 박대표의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당내 개혁이 시급하다”면서 “회원들이 책임당원으로 가입해 당 개혁 과정에서 박사모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이재오, 홍준표, 권철현의원 등 대표적인 반박(反朴) 의원들을 비롯해 최근 박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원희룡, 남경필, 정병국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과 헤게모니 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광용대표는 “현재 3만4000명인 온라인 회원을 연말까지 10만명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5만명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키겠다”며 ‘10만 양병설’과 ‘5만결사대론’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충북에서도 최근 책임당원제 실시와 관련해 박사모가 정치세력화의 수순을 밟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워크숍 열린 충주, 특별한 의미는 없어
온라인을 중심으로 세를 넓혀가던 박사모가 정치세력화를 선언하며 전국 단위의 첫 오프라인 모임을 충주에서 가진 것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호사가들도 있지만 확인 결과 장소 사용에 따른 경제성과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날 모임은 전국의 박사모가 한데 모여 모임의 진로를 결정하는 자리였을 뿐 지역 단위의 별도 모임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180명 정도가 참석한 이 날 행사에 참가한 충북지역의 회원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행사 주최장소인 충주지역에서는 약 15명 정도의 회원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주지역에서 박사모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 모(48)씨는 “충주지역의 경우 온라인 모임과는 별도로 15명 정도가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며 “워크숍에도 이들 회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자영업을 하면서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지만 건전하고 청렴한 보수의 이미지를 지닌 박대표에게 반해 박사모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책임당원 가입 표면노출은 미미
그러나 ‘5만명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키겠다’는 박사모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북에서는 아직 박사모의 책임당원 가입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책임당원이란 매달 당비(2000원)를 내는 당원을 일컫는 것으로, 6월말까지 유권자의 0.1% 수준인 1100명 이상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야만 지역별 당원협의회를 승인 받을 수 있다.

현재 충북지역은 이미 1000여명 이상의 책임당원을 확보했으며, 특히 청주지역은 500명 정도가 책임당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그러나 도당 사무처에 따르면 5월18일 현재 책임당원 가운데 박사모 회원임을 밝히며 책임당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충주의 박 모씨를 비롯해 두 사람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모의 정치세력화가 아직 충북지역에서는 불붙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박사모 회원 박 모씨는 “자신과 모임을 갖는 회원들은 대부분 책임당원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가입 시 박사모 회원임을 밝히지 않았거나 아직 책임당원에 가입하지 않았을 뿐 분명히 일정한 세력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도당 책임당원제 구축 바쁜 발걸음
한나라당 충북도당 송태영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어차피 박사모는 당의 공식 모임이 아닌 만큼 구체적인 부분까지 알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냐”며 도당 입장에서는 책임당원제도를 내실 있게 구축하는데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이에 따라 5월17일 제천지역을 시작으로, 18일 청원, 충주, 괴산지역에서 지역별 당원협의회 준비모임을 갖는 등 5월25일까지 당원협의회 준비모임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당은 또 5월말까지 시·군·구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을 확정하고 6월10일 운영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특히 6월25일에는 도당대회가 열려 도당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날 도당위원장 선출은 현 송광호위원장을 합의, 추대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사모 보다는, 지방선거 구도와 연관
한나라당 도당 송태영사무처장은 “책임당원은 2007년 대선 후보를 결정하고 앞으로 모든 경선에 있어 기본 선거인단이 되기 때문에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의원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책임당원으로 가입하는 신규당원들은 소위 당비를 내지 않는 기존 당원 7500명과 교집합을 거의 이루지 않는데다 연령층도 30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도당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박사모의 정치세력화 선언 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둘러싼 조직적인 준비가 책임당원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섣부른 정치세력화 자충수 여론도
그동안 박근혜대표의 팬클럽 수준에 머물던 박사모가 본격적으로 ‘정치세력화’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겪게 될 각종 견제와 충돌이 ‘박사모’의 진용에 균열을 형성할 것인지, 아니면 조직을 담금질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소장파의원들과의 입씨름이 ‘피차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 섞인 여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의 내분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대표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박사모 정광용대표는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국무총리’ 카드를 언급하는 등 연일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며 논란의 불씨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내 분란을 생각해 자꾸 떠들 일은 아니지만 너무 앞서나가면 강력한 견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는 것이 다른 정치인에 대한 공격으로 귀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사모가 노무현대통령 당선에 일익을 담당한 노사모에 대해 비판과 함께 벤치마킹 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박사모의 정치세력화는 이미 활시위를 떠난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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