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개혁전략연구소 청원서 아카데미
현역 의원?단체장이 강사, 도내 입지자들 한자리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열린우리당 당적의 도내 입후보 예정자들이 당내 특정 세력의 주도로 열리는 ‘지방선거 대비 연수 프로그램’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여 참가자들의 면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월29일부터 5월1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청원군 문의면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리는 ‘2005 지방자치 아카데미’는 4월2일 실시된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 과정에서 문희상 당선자와 경선 연대로 위상이 높아진 (사)개혁전략연구소가 주최하는 행사로, 내년 지방선거에 뜻을 둔 도내 인사 30~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혁전략연구소(이사장 이창복 전 의원)는 이날 충북지역 행사를 시작으로 매주 2차례씩 모두 20여 차례에 걸쳐 전국을 돌며 지방자치 아카데미를 열어, 16개 시·도에서 약 1000여명의 후보군을 교육·훈련하고 연대의 틀로 묶을 계획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전국적으로 지방자치의 모범을 창출한 단체장들을 비롯해 현역 의원, 학계 전문가 외에도 내로라하는 선거전문가 등이 참석해 선거승리 비책(?)에서부터 지방자치 운영의 사례까지 모든 과정을 전달할 방침이어서 지방선거를 조직적으로 준비하려는 움직임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개혁당에 뿌리를 둔 개혁전략연구소
전국적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출발점을 충북지역으로 삼은 (사)개혁전략연구소는 지역에서는 이름이 다소 생경한 단체다. 개혁전략연구소의 태동은 유시민의원을 주축으로 결성된 개혁국민정당을 해체하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2003년 11월 투표를 통해 ‘개혁당의 발전적 해체와 열린우리당 개별입당’을 결정한 이후 개혁당 출신들이 유시민의원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와 원외 중심의 개혁전략연구소로 갈라졌다.

개혁전략연구소는 이른바 얼굴마담을 내세우는 계파 정치보다는 ‘그때그때 달라요’식의 연대전략으로 당내 입지를 강화해 왔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이번 당의장 선거에서 유시민, 김두관후보가 아닌 문희상후보를 적극 지지한 것이다.

또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해서도 참여정치연구회가 ‘폐지당론’을 원칙대로 밀어붙인데 반해 연구소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속도조절’을 주장하기도 했다.
개혁전략연구소에는 이창복이사장과 김광식소장 외에도 김근태보건복지부장관, 이근식의원, 이부영 전 의원 등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김영춘, 김부겸, 김형주, 임종석의원 등 현역 의원 20여명이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
도내 인사 가운데에는 이광희 전 KYC(한국청년연합) 대표가 연구소 부설 지방자치센터 소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치 전문가 총출동 ‘A’에서 ‘Z’까지 교육
지방자치 아카데미는 당내 경선 규정에 대한 교육에서부터 당선 전략, 지방자치 경영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지방선거와 관련한 ‘모든 것’을 전수하는 자리다.
먼저 4월29일에는 입교식을 비롯해 아카데미 교장인 이철우 전 의원과 유성훈 청주시의원의 특강이 준비돼 있다. 이어 30일에는 충북지역혁신위원회 간사인 충북대 사회교육과 이춘수교수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수석연구원인 광주대 경상학부 이민원교수의 강의를 시작으로, ‘지역혁신 성공사례’에 대한 임수진 진안군수의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임수진 진안군수는 지방의회 부활과 함께 1991년 전북도의원에 당선된 뒤 1, 2, 3대 민선 군수를 내리 연임한 ‘마을자캄 전문가다.

이날 강의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선거기획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거컨설팅그룹 ‘MIN’의 박성민대표가 강사로 나서는 ‘지방선거 운동론’ 강의다. 단순 홍보나 선거기획이 아닌 종합컨설팅을 추구해 온 박대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20여명을 당선시킨 자타가 공인하는 ‘국회의원 제조기’다.

둘째 날에는 또 ‘당내 조직구조 및 경선관련 규정’(강사-열린우리당 김환근 조직국장)과 ‘지방자치활동을 위한 제안’(강사-김형주의원)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을 예정이다.

퇴교식이 열리는 5월1일에는 홍재형의원이 ‘충북경영을 위한 전략’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하는데 이어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강사로 나서 ‘지방자치경영론’을 강의할 계획이다. 재야단체인 민청련 의장 출신의 박우섭 구청장은 서울대를 22년 만에 졸업하고 국회정책연구위원(1급 차관보 급)을 거쳐 지난해 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단순한 교육프로그램에 머물기보다 지방자치에 뜻을 둔 중앙 또는 지역 인사들 간의 교류를 통해 정책논의를 활성화하는 ‘연대’의 의미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변장섭, 김서용 등 지역 인사 참석
개혁전략연구소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가 조용히(?) 치러지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자치시대에 걸맞은 충북경영을 위해서는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준비하는 행사인 만큼 참여 인사들의 면면이 노출될 경우 자칫 쓸데없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부 정치신인들의 경우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낯가림도 심한 편이어서 행사의 내막이 낱낱이 드러날 경우 참여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참가 여부가 노출된 도내 인사는 대략 20여명 정도에 이른다.
먼저 연구소 내 지방자치센터 소장을 맡아 주최 측이라 할 수 있는 이광희씨는 이미 청주 흥덕선거구에 도의원 출사표를 던진 경우다.

또 지난 총선 과정에서 이용희의원과 경선을 벌였다가 탈락한 김서용 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도 이번 아카데미를 준비하는 주축이다. 이들과 함께 도내 386그룹으로 분류되는 P씨와 S씨 등도 참가할 예정인데 이들은 총선 출마를 꿈꾸다 중앙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경우로 현재는 정부 부처에서 일하고 있다.

이밖에 청원군수 출사표를 던진 변장섭 청원군의회 의장과 제천시장에 뜻을 둔 최영락 전 도의원 등도 참석이 유력시되고 있다.

인적쇄신을 위한 디딤돌 될까
문제는 주최 측이 의도하는 대로 이번 행사가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의 인적쇄신을 이루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한 지역인사는 “도지사에서부터 기초의원까지 개혁을 전제로 한 인적쇄신을 목표로 밑그림을 그려 가는데 있어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개혁은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했다.

이 인사는 특히 “도지사는 물론 청주, 충주, 제천시장 등 주요 단체장과 청주지역 도의원 출마자, 도당 사무처장에 이르기까지 개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행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회의적인 시각은 ‘멍석을 깔아놓아도 사람이 모이지 않으면 그만 아니냐’는 흥행실패론과 개혁을 전제로 한 밑그림을 ‘몽상’ 수준으로 규정하는 두 가지 경우다.

그러나 이번 아카데미는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지방선거 관련 교육·훈련 프로그램인데다 전국적인 연대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이 같은 모임을 촉발시키는 신호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나라당 여성 정치인 아카데미 준비중
한편 한나라당 충북도당도 오는 6월쯤 여성 정치인 아카데미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조직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철저하게 경선을 통해 공천을 관리한다는 방침아래 우선은 인재풀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1차 목표다. 경선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고 당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내부경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송태영사무처장은 “하반기부터 단위 선거별로 출마가 가능한 인사들을 총망라할 계획”이라며 “현역 단체장이나 의원들도 대항마들과 겨뤄가며 경쟁하는 가운데 당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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