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의회 B모의원도 인수에 참여

주성대가 영동대학교에 매각된다는 기사가 지역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매각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성대 매각설은 올들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설립자인 윤석용 전 이사장이 자살한 이후 결국 매각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지난 3월부터는 인수자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현 이사장의 취임 이후 행보도 매각설에 무게를 두는 빌미가 됐다. 공식적인 취임식도 없었고 입학식과 졸업식외에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성원들에게 대학 운영의 방향과 비젼도 제시하지 않아 이미 대학 운영에서 마음이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대학 내부에서 나돌기도 했다.

그동안 매각협상은 최고위층에서 극비리에 진행했으나 지난 3월부터 매각설이 급속히 번져 김일중 학장이 언론을 통해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내부에서 매각설이 계속 흘러나왔고 인수 대상자로 영동대와 재력가인 충북도의회 B모 의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영동대는 윤석용 전 이사장이 생전에 조심스럽게 매각을 타진해 왔었기 때문에 그리 새로운 사실은 아니었다. 하지만 B의원의 등장은 대학 내부에서 조차 의외로 받아 들여졌다.

영동대와의 접촉은 최고위층에서 직접 이뤄져 구성원들조차 내용을 몰랐다. 영동대는 과거 서원대 인수협상이 사전에 노출돼 낭패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보안유지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또한 충남 아산의 제2캠퍼스 건설계획도 무산돼 주성대 인수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다.

주성대 내부에서는 영동대가 인수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석용 전 이사장이 생전에 매각협상을 벌였고 현 이사장도 영동대에 호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양쪽 집안은 각종 모임에서 잦은 접촉을 해왔고 함께 골프를 즐길정도로 가까웠다는 것. 특히 여성 이사장이란 공통점도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성대 내부에서는 영동대에 대학 매각을 반대하는 구성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B 의원의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일부 교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최근 구성된 교수협의회와 평교수협의회의 분주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B의원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교수들은 신분에 불안을 느낄 것이다. 이 때문에 영동대학에 대학을 매각하는데 반발 할 것은 뻔한 일 아니겠나. 일부 교수들은 영동대에 매각을 반대하는 말을 지금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B의원측은 주성대와 그동안 수차례 매각협상을 벌여 왔다. 협상은 B의원이 직접 나서지 않고 아들인 주성대 B모 교수가 대신 했다는 것. 양측의 협상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40억원에서 시작해 70억원까지의 구체적인 금액까지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협상은 영동대 인수설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결국 백지화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속단은 이르다. 대학측이 인수자를 확정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주성대 이사장은 B의원측과 협상을 벌이면서도 대학을 매각하는데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학 경영에 책임(?)이 있는 H모 전 학장이 B의원측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대학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사장은 대학 경영에 책임이 있었던 전임 학장이 B의원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어떤 루트인지는 몰라도 그런 사실을 이사장이 알게 됐고 그래서 B의원측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두 대학이 매각 사실을 공표하고 실제 매각에 싸인하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고위층에서 이뤄진 협상이라 구성원들은 매각 사실을 몰랐었고 실제 매각됐을 경우 신분에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어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일단 매각이 되더라도 교수들의 신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정한 교원확보율이 있기 때문에 대규모 감원 등의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직원들은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신분에 불안을 느낀 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조를 결성할 움직임도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대학모두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이란 점을 감안할 때 굳이 여건이 좋은 대학과의 통폐합도 아닌데 굳이 통합할 이유가 있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기 있다. 두 대학 모두 최근 신입생 등록률이 크게 떨어져 대학 재정에도 심한 압박을 받아 왔다.

이에 대해 지역의 모대학 관계자는 “영동대학이 주성대학을 인수할 경우 교육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40~50억원은 넘을 것이다. 이 지원금을 교직원의 명퇴 위로금으로 지급한다면 큰 반발없이 자연스런 구조조정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주성대 구성원들은 대학 매각을 대세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할때 매각하는 쪽으로 대학측이 결정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만약 알려진대로 매각이 성사 된다면 주성대는 이미 통합된 공주대(4년제)와 천안공대(2년제)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주성대는 4년제 학제로 개편되고 영동대 캠퍼스로 운영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영동대학은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잇점을 얻을 수 있고 청주권 신입생 모집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새로운 대학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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