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희귀 수목, 청주시 화장사 뒷산 1ha에 자생
전북 임실군 군락은 천연기념물 지정된 사례 주목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에 있는 사찰인 화장사 뒷산에 세계적으로도 희귀 수목인 가침박달나무가 1ha에 이르는 자생군락을 이루고 있어 천연기념물 지정 등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화장사 뒷산에 자생하는 가침박달나무 군락은 약 1ha 면적에 3000그루 정도가 자라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무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사찰 창건 당시인 1938년 창건주인 영서스님이 절 지을 터를 찾아다니다가 맑은 물이 솟는 샘과 이름모를 하얀 꽃을 발견하고 바라를 풀게 되면서부터다.

그 뒤 1979년 11월7일 이 나무의 희귀성이 확인되면서 산림유전자원보호림(충청북도 고시 제32호)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대접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침박달나무는 우리나와 중국 만주 등 동북아시아에만 자생하는 장미과의 활엽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전남의 섬인 우이군도와 충남, 경기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 임실군 관촌면에 있는 군락은 1997년 12월30일 천연기념물 제387호로 지정됐는데, 지정범위 안에 있는 나무는 150여 그루에 불과하고 반경 3km 이내에 300그루 정도가 있는 분포돼 있어 화장사 주변 군락지의 10분 1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과 유전자원 보호림
물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천연보호림이나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등으로 지정돼도 함부로 훼손할 수 없어 충분한 보호장치는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정의 비중을 놓고 보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우선 천연기념물은 학술 및 관상적 가치가 높은 식물, 광물의 보호와 보존을 법률로써 지정하는 것으로 문화재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도에서 신청서를 내면 문화재청장의 검토를 거쳐 지정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반해 천연보호림은 산림법에 따라 산림청장이 지정하는 산림보호의 개념이며, 화장사 주변 군락지에 지정된 산림유전자원호보호림은 시?도지사나 지방산림관리청장이 지정하도록 되어있다.

이처럼 천연기념물과 보호림은 그 성격부터가 차이가 있고 지정 기관도 분명히 달라 중복 지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더구나 같은 수종의 다른 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최대 규모의 군락지다운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가침박달을 확산시켜라
화장사 주변의 가침박달나무 군락지가 훼손 없이 보존되며 그 영역을 넓혀가는데는 화장사 주지인 무진스님의 공이 컸다. 화장사라는 절이름이 연꽃으로 장엄한 비로자나불의 ‘연화장세계’에서 유래돼서인지 무진스님의 꽃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절을 오르는 입구에서부터 절 앞마당에는 수국이며 능소화, 붓꽃 등이 철을 이어가며 꽃을 피우는데 그 것도 모자라 대형 화분에 물을 담고 연꽃까지 심어 놓았다.
이렇다 보니 가침박달나무에 대한 관심이 지극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무진스님은 가침박달나무에 대한 학술조사를 학계에 의뢰해 놓고 충청북도농업기술원과 함께 군락지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나뭇가지를 잘라 심는 산목과 함께 씨를 발아시켜 묘목을 심었는데, 산목은 완전히 실패했고 묘목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또 섭씨 20도에서 발아가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도 확인해 올해는 3월말 경에 농업기술원과 화장사 내 비닐하우수에 발아시킨 씨앗을 심어 옮겨 심을 묘목을 기르고 있다.

무진스님은 “군락지가 드문 것만 보더라도 번식이 어려운 식물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며 “여러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을 만큼 대중화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청주를 대표하는 꽃은?
‘청주를 대표하는 꽃은 무엇일까?’ 무심천을 따라 줄지어 피는 벚꽃이나 개나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정답은 ‘백목련’이다. ‘순결하고 화합하는 온화한 시민의 품위와 희망에 찬 시민상’을 나타낸다는 것이 백목련을 청주시 꽃으로 정한 청주시의 설명이다. 참고로 청주시의 새는 ‘까캄이고 나무는 ‘느티나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시·군들이 목련과 까치, 느티나무를 자연상징물로 정하고 있는 몰 개성의 상황을 고려할 때 가침박달나무꽃을 청주시의 꽃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화장사 주지 무진스님을 비롯해 가침박달나무의 희귀성에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난 2월 ‘가침보존회’를 결성하고 충청북도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한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다.

가침보존회는 가침박달나무 군락지를 보존하고 천연기념물 등록을 추진하며, 가침박달나무를 청주시 꽃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활동 벌여나갈 계획이다.
무진스님은 또 2년 전부터 가침박달나무 꽃이 피는 시기를 기념해 꽃축제를 열어왔는데, 올해는 가침보존회 주최로 축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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