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선거구 4→6개로 늘어난 가운데 물밑 움직임 치열
현역의원 모두 재출마 결심, 청주지역 출마 거론

청주시 흥덕선거구의 분구와 정치관계법의 개정 추진 등 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이 지역 정가에도 여진으로 작용하면서, 지방의회를 향한 입지자들의 출마의지가 분출되고 있다. 특히 충북도의회 청주지역 선거구는 의석이 4개에서 6개로 늘어난 가운데, 벌써부터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출마예상자들이 30여명에 이르는 등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의원 흥덕선거구가 갑·을로 분리되면서 공직선거법 22조에 따라 흥덕구 도의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는 등 상당구 2명을 포함해 모두 6명으로 늘어난 데다, 지방의원 유급화 등 직업 지방의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신·구 격돌이 예상되는 것이다.
충청리뷰는 ‘지방의원 유급화로 직업 지방의원 시대가 열린다’는 2월19일자 보도에 이어 도의회 진출에 뜻을 둔 것으로 알려진 청주지역 인사 30여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출마 여부 등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현역 도의원 모두 다시 출마

청주가 지역구인 현역 도의원 4명은 모두 내년 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상당구 소속인 오장세(청주1), 이대원(청주2)의원을 비롯해 흥덕구의 김정복(청주4)의원 등 3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다시 나간다’는 입장이다.
특히 재선에 현역 부의장인 오장세의원은 3선 달성 이후 의장 당선을 염두에 두고 있고, 2002년 말 보궐선거로 입성한 이대원의원은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경우다.

이에 반해 흥덕구의 박재국(청주3)의원은 “상대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면 확실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현역 도의원들이 모두 재출마 할 경우 현역으로서의 프리미엄을 누리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업그레이드(?)를 꿈꾸고 있는 일부 청주시의회 의원들과 공천경쟁에서부터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청주시의원, 3명 중 1명이 출마 거론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도의원 출마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때보다 거센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91년 지방의회선거 부활된 이후 10여년이 지나면서 ‘다선 그룹’이 형성됨에 따라 청주시의회라는 그릇이 턱없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출마가 거론되는 의원은 시의원 28명 중 3분의 1 이상인 10명 선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타천일 뿐 본인의 출마 의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4선의 박종구(영운), 재선인 최명수(금천), 고용길(수곡2)의원 등 3명은 전화 인터뷰에서 ‘도의원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 최명수, 고용길의원의 경우에는 3선 도전의사를 밝혀 시의회 의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 박종구의원은 경우에 따라 자치단체장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현 의장인 유기영(사직2)의원과 장기명(봉명2?송정), 박종룡(산미분장), 유성훈(용암2), 김현문(율량·사천)의원 등은 출마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이른바 ‘관망파’들이다. 관망파 의원들은 한결같이 소속 정당의 공천과 경선여부 등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경우다.

관망파 가운데 한 의원은 “주민 여론도 들어봐야 하지만 현역 도의원의 출마 여부가 변수라서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김영근(용암1)의원은 “의장을 지낸 만큼 시의원에 또 나갈 수는 없지 않겠냐”며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김영근의원은 ‘이미 결심을 굳혔다’며 “한나라당 당적으로 도의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3선의 최광옥의원도 비례대표나 지역구 출마 등으로 도의원에 도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재 당시 해외연수 중이어서 확인할 수 없었다.

386, 여성, 노동계도 출마 채비

참여정부의 화두라 할 수 있는 자칟분권의 제도적 안착과 직업 지방의원 시대의 도래는 중앙에 이어 지방정치에 있어서도 이른바 386세대 및 여성, 노동계의 진출을 유도하고 있다.

먼저 국회 3당으로 지위가 격상한 민주노동당은 충북지역 지방의회에도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방자치위원회를 구성해 채비에 나서는 등 지역구 출마와 정당비례투표에 따른 도의회 진출을 확신하고 있다.

지방자치위원회는 신달우위원장(청원)을 비롯해 10여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청주지역의 경우 이미 흥덕구에서 도의원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양정렬대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고 당 차원의 논의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민주노동당은 비례대표를 통한 도의회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홍청숙 도당 부위원장, 이인선 도당 사무처장 등이 비례대표 순위를 다투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여성민우회 대표를 지낸 최미애 열린우리당 도당 부위원장이 도의원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최미애 부위원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여성 몫의 비례대표를 비롯해 거주지인 흥덕구 출마, 민우회가 있는 상당구 출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계에서는 또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와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출마를 희망하는 여성 인사들의 신청을 받아 여성의 지방의회 진출을 도울 방침이다. 이밖에 한나라당 도당 여성부장을 지낸 장미경씨도 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나 당사자는 가능성을 일축했다.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었던 386 주자 가운데는 충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유행렬씨와 부총학생회장 출신인 이광희씨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유씨는 출마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광희씨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경제인들은 물밑 흐름, 일부만 드러나

이른바 경제인그룹도 개인적으로 출마를 결심하거나 타천으로 출마를 저울질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르지만 그 특성상 아직까지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JC 등 일부 청년단체 출신들의 경우에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몇몇 인사들의 출마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구 금성그룹 본사 출신으로 LG전자 전문점을 20년 가까이 경영한 손희원씨다. 손씨는 1996년도 청주 JC회장,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냈는데, 한나라당 공천으로 흥덕구에 출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손씨는 “정당공천이 여의치 않더라도 무조건 출마하겠다”고 밝혀 출마가 확실시되는 경우다.

2002년 청주JC 회장을 시작으로 2003년 충북지구 회장, 2004년 한국JC 중앙부회장을 지낸 오솔씨도 주변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본인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JC 충북지구 현 회장인 손인석씨는 “지방자치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지방의회에 뜻을 둔 회원들의 진출을 조직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LG화재 청주지점장으로 보험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던 한병수 열린우리당 상무위원도 “상당 1선거구에서 출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지방선거는 5월31일에 실시되는데 정치관계법 개정에 따라 예비선거운동 개시 시점이 선거일 전 30일에서 120일 전으로 앞당겨져 내년 1월말이면 예비선거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두홍보가 대폭 자율화되는 등 선거방식도 다양화될 것으로 보여 돈 선거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에 따라 지방의원 유급화 등 정치관계법 개정에 따른 각종 변화된 상황이 지방의회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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