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공무원직장협의회(이하 진천공직협)가 관언유착 정리와 공직개혁 완수를 이유로 11일 진천군청 기자실을 전격 폐쇄했다.
진천공직협 회원 20여명은 11일 오후 군청 현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안하무인인 기자들의 행태에 분노해 왔다”고 밝히고,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지난날을 반성하고, 기자실 폐쇄사실을 알려 정론의 길을 인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관 2층에 위치한 기자실로 자리를 옮겨 기자실 명패를 제거하고 의자와 책상 등 집기류 일체를 끄집어내고 출입문을 봉인했다.
기자실폐쇄 후 이들은 2층 복도로 이동하며 “관언유착 끝장내고 공직개혁 완수하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와함께 군청내 진천공직협 게시판에는 ‘기자실 폐쇄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공무원 언론(신문)관과 이에 대한 개선방안의 글도 게재했다.
‘기자실 폐쇄에 즈음하여’라는 글에는 공무원의 언론관을 신문 맹신주의와 기자 사대주의라고 지적하고 개선안으로 기관장의 결단과 소신있는 행정을 제시했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다.

공무원의 언론관

▶ 신문맹신주의=공보 여론담당부서의 아침은 조간신문을 스크랩하는 일로 시작된다. 무슨놈의 신문은 그리 많은 지, 자기 시·군 관련보도 내용을 스크랩하는 것은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흡사 숨은 그림찾기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스크랩된 신문기사는 스크랩북에 말끔히 단장되어 상급자에게 보여진다.
대부분 단체장의 하루아침 기분은 신문이 좌우한다.
혹여 1면에 나쁜기사가 사진과 곁들여 대문짝만하게 날라치면, 관련부서는 호출되고, 쫄다구들은 해명자료 준비에 바쁘다.
신문에 보도된 것은 모두 진실이다. 쫄다구들은 무조건 잘못한 것이다. 잘못한 것이 없을지라도, 기자를 잘 구스르지 못한죄(?) 기사화 되는 것을 막지 못한죄(?)를 모면하기란 어렵다.
언젠가는 감사원인가 특별감사때 신문에 난 문제기사를 근거로 감사를 실시하기도 하였고, 아직까지도 각종 평가시 언론보도를 평가항목에 넣는 경우도 허다하다.
▶ 기자 사대주의=그들은 관청을 출입하면서 기사를 스스로 구하지 않는다. 해당 관청에서는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항상 기사를 제공할 채비가 되어있다.
때에 따라서 전해주기만 하면, 오타도 여과도 없이 액면 그대로 성실하게 게재하여 준다. 기자들은 이, 삼십년 경력이 있는 공직자 간부들과 친구다.
나이 따위는 상관없다. 어리든 많든… 항상, 방문하면 담배를 권하고, 차를 대접하며, 때에 따라선 정기적으로 약발이 떨어지지 않도록 쥐약을 준다. 극히 이례적(?)이지만, 홍보기사를 내주는 조건으로 쥐약을 치는 경우도 있다. 기사를 먼저 내주고 요구하는 후불도 있다. 지금도, 어디엔가는 큰 규모 행사때 기자들에게 쥐약을 주는 곳도 있으리라. 가히 언론공화국이라 불릴만하다.

개선방안 제시

○기관장의 결단 -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사람들중에 남해군수와 장성군수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기자관에 대한 새로운 변화에 있다.
이들은 ‘기자실’을 과감히 없앴다. 수개월 동안 언론의 집요한 공격을 받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군정의 잘못된 부분이 확대되어 기사화 되고 그들은 힘든 싸움을 이겨내어 언론으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였다.
대부분의 장들은 그들의 이미지관리를 위하여 언론과 공존한다.
언론에 그들이 한 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치부를 감춤으로써 유권자인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려는 것이고, 상급기관에 자신과 자신의 기관을 어필하려는 것이다.
언론은 기사의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거의 강매되고 있다시피한 신문들과 그들의 잡지들도 독자의 필요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구매되어야 한다.
누구나 떠들어 대는 국민의 세금이 아닌가?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 해야한다.
그리고, 신문 1면에 나쁜기사가 대문짝 만하게 나왔다고 해서 제발 호들갑 좀 떨지 말고 의연하게 처신하자.
▶ 소신있는 행정=한번, 기자들에게 쥐약을 주면 마약과 같이 그들은 주기적으로 집요하게 쥐약을 요구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주어야 한다.
“모든 행정은 완벽하다”라는 명제를 버려라. 다만, 완벽하도록 노력은 하자.
기자의 문제점 제기에 당황하거나 덮으려 하지 말자. 그것은 그들에게 빈틈을 보이는 것이다.
당당하게 시인할 것을 시인하고 주장할 것은 주장해야 된다.
언론의 속성은 하이에나와 같다. 약한 것을 보면 물고 늘어지고 강한자에게는 꼬랑지를 내리는…
또 신문보도를 구걸하지 말자.
21세기에는 ‘언론의 변화’도 중요한 명제중의 하나다.
대부분의 지방지들은 공공기관을 토양으로 생존하며, 기업체 등 사회전체에 끼치는 해악이 엄청나게 많다.
이제 지방신문들도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농어촌 계몽지’ 또는 ‘주민 홍보지’라는 이름으로 특정신문을 구입해서 읽고 싶지도 않은 통, 리, 반장에게 강제로 보내주는 위법행위는 중단하여야 한다.
/ 백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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