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주가 시작된 청주시 흥덕구 용암동과 개신동 등 신규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업체의 신규가입자 유치전이 치열하다. 새로 입주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이들 업체에서 설치한 대형 현수막 등이 눈에 띈다. 이들 통신업체는 설치비, 가입비는 물론 일정기간 무료사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고객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심지어 현수막 광고등을 이용해 ‘타사에 비해 서비스 기간 연장’의 혜택을 내세우는 등 공정거래법 위반 시비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과당경쟁을 벌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돈이 되는 신규가입에만 열을 올릴 뿐 사후 서비스 등에는 일손이 달린다는 등의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 가입자들의 강한 불만을 사고있다.

“정말 황당하고 기막히다”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에 사는 이모(33·주부)씨는 최근 모 통신업체의 인터넷을 신규 가입했다. 이씨는 상담원으로부터 월 사용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3년 계약을 했고, 이틀 후 설치까지 마쳤다. 그러나 인터넷을 설치한 후 문제가 생겼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 전화를 걸면 전화가 되지 않고 인터넷도 다운됐다. 오는 전화 역시 받으면 혼선이 되어 상대방과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이씨는 인테넷을 설치한 통신업체 고객센터에 전화해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센터측은 사과 한마디 없이 이틀 후 직원을 보내 알아본다는 말뿐이었다.
“정말 황당하더라고요.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그럼 이틀동안 인터넷도 하지말고 전화도 사용하지 말라는 말인가?’”
이씨는 화가 나서 다시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차라리 가입을 취소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씨는 상담원으로 부터 “가입을 취소하려면 10여 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당장 와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임에도 우선 위약금을 걸고 넘어졌다. 이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어렵게 연결된 간부와의 전화를 통해 강한 불쾌감을 표하고 이를 문제삼겠다고 나서자, 통신업체측은 그제서야 한발 물러섰다. 이씨는 우여곡절 끝에 저녁이 되어서야 인터넷을 취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는 가입시 계약서의 약정에 의해 계약기간(계약자에 따라 최소 1∼3년이상)안에 가입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결국 인터넷 사용기간 내에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가입자는 서비스 등에 불만이 있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약기간까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약금은 한마디로 사용료 할인을 빌미로 한 통신사의 횡포로 밖에 볼수없다.
가입자들은 계약기간에 따라 사용료를 할인 받는다. 통신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단기간인 1년은 월 2000원선, 그리고 최장기간인 3년 계약에서는 4000원이 넘는 돈을 할인 받고있다. 따라서 가입자들은 인터넷을 장기간 사용할 것을 감안, 비교적 사용료혜택을 많이받는 3년 계약을 주로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취소시 3년계약의 경우 통신사에 따라 월 3000원 이상의 위약금을 남은 달만큼 계산해 가입사에 물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입자의 입장은 생각치 않는 통신사 위주의 계약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객확보차원에서 위약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인터넷업체 모두가 한마디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최근까지도 가입자가 급증해 인력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에는 영업뿐 아니라 홍보, 설치까지 용역을 주는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설치에만 용역을 주고있다. 회사 이미지를 위해 직원뿐 아니라 설치인력에게도 초창기교육, 일상교육, 친절교육등을 하고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위탁업체가 난립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인력확보와 친절교육, 신속한 서비스등 고객만족 서비스를 위해 회사차원에서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적 계약, 고객입장 고려해 개선돼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조모(28·회사원)씨는 얼마전 집에 인터넷을 설치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되던 인터넷이 이튿날부터 되지 않았다. 설치할 때 건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곳은 청주에 있는 고객지원센터였다. 그러나 상담원은 설치상의 문제를 영업위탁점에 떠 넘겼다. “영업위탁점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계약할 때 그런 얘기는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설치상의 문제는 영업 위탁점에 문의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면 연락을 해 볼테니 기다리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도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다시 해 보니 그쪽(위탁점)이 일이 바쁘니 더 기다려 보라는 거였습니다”
자신은 집(청주)에서 전화번호를 문의해 인터넷 신청을 했던 이씨는 나중에야 자신이 경상북도에 소속된 영업위탁점에 계약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인터넷을 설치한 사람은 통신사의 정식직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씨는 “통신사는 한 곳인데 왜 위탁점까지 고객이 신경을 써야 하느냐”며 “통신사를 보고 계약을 한 것이므로 당연히 통신사 측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고객 들의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 가입 후 일정기간을 사용하게 한 뒤 만족도에 따라 계속 사용여부를 고객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통신사의 잇속챙기기에만 급급한 제도는 고객의 입장을 고려해 개선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재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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