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장애인연대 등 4개단체, 청주시지체장애인협회장 처벌촉구
청주시지체장애인협회 직원, “지회장에게 4년간 괴롭힘 당했다” 폭로
청주시, “ 청주시지체장애인협회 전체 예산 검토할 권리 청주시에는 없어”
청주시지회장, “나도 장애인인데 … 그런 말 절대 하지 않았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북여성연대,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4일 청주시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지체장애인협회장의 처벌을 촉구했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북여성연대,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4일 청주시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지체장애인협회장의 처벌을 촉구했다.

 

“회장이 나를 그렇게도 미워하고 괴롭히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저를 그렇게 괴롭히고, 짓밟고, 조롱하고, 욕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4년 동안 너무 큰 고통을 당해왔습니다. … 저는 워커가 없으면 보행이 힘든 사람입니다. 회장이 직원들한테 내 워커를 차에 실어주지 말라고 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정말 참담하고 죽고 싶었습니다.(흐느낌) 한 사람한테 들은 게 아니라 여러 사람한테 들었습니다. 장애인협회 회장으로써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지금도 살이 벌벌 떨릴 정도로 비참합니다. … 그동안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도 있고, 어떻게든 견뎌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9월부터 심리상담을 받았지만 더 이상 근무하면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피해자 A씨 발언 중)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충청북도협회 청주시지회(이하 청주시지회)에서 근무했던 A씨가 청주시지회장 B씨로부터 4년 동안 괴롭힘과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업무배제, 험담, 무고, 괴롭힘, 왕따 등 B씨로부터 극심한 고통을 받았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며 호소했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북여성연대,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4일 청주시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보다 사회적 약자 인권에 민감해야 할 장애인단체에서 일어난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청주시는 더 이상 인권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줌의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B씨는 청주시지회가 위탁 운영하는 청주시청 내 ‘카페 위’ 카드로 직원 유니폼을 샀고 카페직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개인 옷을 사줬다”며 “4년 전 A씨가 이를 문제 삼자 모욕적인 발언과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또 “2017년 12월 청주시지회장 B씨는 카페직원들 옷을 샀다며 상의만 주면서 누가 물으면 하의도 줬다고 말하라고 시켰다”며 “옷 3벌에 90만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원과의 식사 등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지출에 문제를 제기하자 돌아오는 것은 괴롭힘이었다”고 강조했다.

충북여성장애인연대 등 4개 단체는 “회계를 보는 피해자에게 회계 보고 시 말을 못하게 하고 피해자의 걸음걸이를 동물에 비유했으며 피해자의 장애인보조기구인 워커를 차에 싣거나 내릴 때 도와주지도 말라고 다른 직원에게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직원들과 귓속말로 대화하며 피해자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명절 선물이나 타 기관에서 들어오는 후원품에서도 피해자는 배제됐다. 국장 등이 연차시에는 전화를 착신해 전화조차 못 받게 했으며 직원들에게 통화기록을 제출하라고 압박하였으며 피해자에게는 무슨 통화를 했는지 꼬치꼬치 묻기도 했으며, ○○랑 사귀냐는 등 근거 없는 말로 심한 모욕감을 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직장 동료 6명이 서명한 사실확인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6장의 사실확인서에는 “A가 이동할 때나 출퇴근 시 필요한 워커를 차에 실어주지 말라고 지회장이 저에게도 말을 했습니다.”, “A가 끊임없는 직장 내 괴롭힘, 왕따, 고유 업무와 승급이나 포상 등 기본적인 절차에서도 배제를 당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사실확인서를 작성합니다.”, “마스크가 들어오면 단체에 나눠주면 직원들도 나눠주라는 말을 줄곧 해왔는데 A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충북장애인철폐연대 정영우 대표.

충북장애인철폐연대 정영우 대표.

 

기자회견에서 충북장애인철폐연대 정영우 대표는 “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을 괴롭혔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참담하다. 장애인단체에서 장애인대표가 장애인 직원을 동물에 비유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청주시는 반성할 줄 모르는 회장의 문제를 직시하고 피해자 호소에 귀 기울여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청주시 장애인복지과에 의견서를 전달하고 앞으로 집회 등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주시지회장인 B씨는 A씨에 대한 업무배제와 걸음걸이를 동물에 비유하는 등 인권침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워커를 도와주지 말라고 한 것은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저도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서 장애인들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안 좋은 시선이 장애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제가 그런 말을 했겠냐”며 참으로 어이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카페 위' 전경

 

그러면서 카페 위 직원 유니폼과 관련해서는 “상의가 고가였다. 하의는 사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착복을 한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결론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보다는 제가 위에 있기 때문에 밖에서는 그분을 제가 괴롭혔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너무 힘들고 속상하다”며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만나주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청주시 한 관계자는 “청주시지회에는 사업비만 지원할 뿐이다. 청주시지회 전체 예산을 다 관여할 수 없다”며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청주시가 권한이 없다. 사법기관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시가 뭘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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