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민 100여명 가입돼 있는 밴드 폐쇄 결정
회원만 가입할 수 있는 밴드 개설해 운영할 계획
“문화원 개방하고 시민과의 소통창구 만들어야” 지적

청주문화원 전경.
청주문화원 전경.

청주문화원(이하 문화원) 이사회가 밴드(Band)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개설돼 352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밴드는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 회의 결과에 따라 오는 9월 초 없어질 예정이다. 대신 문화원은 회비를 내는 회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밴드를 새로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4년여 동안 운영됐던 밴드는 그동안 문화원의 소식과 정보 및 행사내용을 알리는 공간이었다. 활발한 소통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문화원의 소식과 행사 등이 게시됐다. 현재 문화원 밴드에는 문화원 연 회비 12만원을 내는 회원 250여명과 회비를 내지 않는 일반 시민 100여명이 가입돼 있다.

 

문화원 비판 글 있다고 없애?

문화원 이사회가 밴드를 없애기로 한 이유는 지난해 말부터 문화원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글이나 종교적인 내용, 문화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밴드에 올라왔다”며 “이것이 폐쇄의 원인이 됐다. 지난 이사회에서 이를 안건으로 다뤘고 회의 결과 정회원만 가입할 수 있는 밴드를 새로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전섭 원장도 “정회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밴드를 만들자는 의견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있었다”며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 있고 알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정치적인 내용, 종교적인 내용, 정확한 정보가 아닌 의견은 밴드에 게시되면 안 되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밴드를 없애기로 했다. 대신 회원들만 공유할 수 있는 밴드를 다시 만들기로 했다. 우선은 회원들과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문화원 살림살이에 대해서 묻는 질문도 있었다. 그런 질문에 굳이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은 밴드가 비회원들도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회원들만 있다면 얼마든지 답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슨 글이길래…

문화원 밴드에는 지난해 말부터 문화원 운영방식의 변화를 촉구하는 글을 다수 올라와 있다. 지난해 선거를 통해 선출된 강전섭 원장의 이사 선출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의견부터 기부금 내역 공개 촉구, 전 임원진들과 화합할 것을 바란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문화원 이사라고 하면 그동안 문화원에 기여한 사람이거나 문화와 관련된 사람이 해야 하는데 선출된 이사는 그렇지 않았다”며 “얼굴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취지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거로 원장을 선출한 부작용일 수 있지만 현 집행부가 전 임원진과 화합하려는 노력이 없어 보인다”며 “문화원에 대해 지금까지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원은 현재까지 문화원 밴드 폐쇄를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지난 이사회 결정을 토대로 오는 9월 초 기존의 밴드에 공지 글을 올린 후 없앤다는 계획이다. 향후 만들어질 밴드 운영규칙 등도 전달할 예정이다.

 

모든 청주시민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 마련해야

밴드가 없어지는 것과 관련, 일부 회원들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A씨는 “밴드는 청주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라고 생각한다.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열어놓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청주문화원이 열린 구조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씨는 “밴드에는 모든 청주시민이 다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청주시민이면 누구나 들어오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회원으로만 가입을 제한한다는 것은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C씨는 "강 원장의 공약 중 하나가 10대부터 20~30대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1만명 회원가입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대안도 없이 밴드를 없앤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에 대해 강전섭 원장은 “청주시민들과의 소통은 문화원 홈페이지와 카톡채널을 이용하면 된다. 청주지역 대다수 단체들이 회원만을 대상으로 밴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고치고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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