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이 1순위 차지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이 충북 지역 유해물질 사건·사고 1순위(218명)를 차지했다. 충북노동자시민회의는 지난 20일(금)부터 27일(금)까지 충북도민 4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2순위(180명) ‘청주시 폐기물 소각장 3곳 더 생긴다’ △3순위(171명) ‘충북 발암물질 배출 1위 기록’가 선정됐다. 

충북노동자시민회의는 “유해물질 사건·사고를 추적하고, 알려 나감으로써 시민들의 ‘알 권리’를 확대하겠다”며 “유해물질에 대한 기업의 규제 강화 및 지방 정부의 관리·감독 확대를 요구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3일(월) 오전 충북노동자시민회의와 반대주민대책위는 SK하이닉스 제3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다솜 기자
23일(월) 오전 충북노동자시민회의와 반대주민대책위는 SK하이닉스 제3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다솜 기자

1순위를 차지한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은 지난 3개월 동안 주민반대대책위원회와 충북노동자시민회의 등 지역시민사회가 매주 촛불집회를 열면서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앞서 청주시민 600명이 참여한 미세먼지 원탁 토론회에서도 LNG발전소 건립 중단이 정책 과제 3위로 선정되는 등 지역 주민의 반발이 극심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지난 16일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했고, 이 안이 통과된다면 청주시에 LNG발전소가 지어지게 된다. 충북노동자시민회의와 주민반대대책위원회는 내달 7일부터 환경부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립반대 주민대책위원회와 충북노동자시민회의는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발전소 건립 반대 촛불집회를 열었다. ⓒ 김다솜 기자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립반대 주민대책위원회와 충북노동자시민회의는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발전소 건립 반대 촛불집회를 열었다. ⓒ 김다솜 기자

 

폐기물 소각장 갈등, 계속되고 있다 

2·3순위 결과를 보면 충북도민이 생활에 밀접한 사안에 예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충북 청주시에만 폐기물 소각장이 6개나 몰려있다. 전국 폐기물 소각량 18%(하루 1,448톤)가 처리된다. 

폐기물 소각장이 가장 밀집된 지역인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은 다른 지역보다 암 발병률이 높다. 실제로 2001년부터 2016년 사이 북이면 주민 105명이 폐암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폐암 평균 발병률보다 35% 높은 수치다.

오창읍 전역에 내걸린 반대 현수막 ⓒ 충북인뉴스
오창읍 전역에 내걸린 반대 현수막 ⓒ 충북인뉴스

 

지난 11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한범덕 청주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시에) 폐기물 소각장이 집중돼있어 시민 건강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오창 후기리 소각장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충북 청주 오창 후기리 폐기물 소각장을 놓고 청주시와 금강환경유역청 사이 부실 행정 의혹도 불거졌다. 후기리 주민들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금품이 오가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폐기물 소각장을 둘러싼 주민 갈등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발암 물질 배출 지역 1위의 오명 

충북 지역 사업장 발암물질 배출량은 2016년 기준 1,760톤으로 전국 1위다. △산업단지 및 폐기물 소각장 밀집 △유해물질 초과 배출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설문조사 결과 ‘충북 발암물질 배출 1위 기록’이 3순위를 차지할 만큼 도민들 사이에서 심각한 사안으로 알려졌다. 

각종 유해물질 사건·사고가 산재해있는 현 상황을 미뤄 봤을때 내년에도 발암물질 배출 1위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워 보인다. 충북도 발암물질 배출량 1,758톤 중 1,695톤은 디클로로메탄으로 구성돼있다. 디클로로메탄은 2급 발암물질로 뇌와 중추신경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충북노동자시민회의를 비롯해 민주노총 충북본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는 9일(월)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서 디클로로메탄 누출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충북인뉴스
충북노동자시민회의를 비롯해 민주노총 충북본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는 9일(월)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서 디클로로메탄 누출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충북인뉴스

 

충북도에서 배출되는 디클로로메탄 절반 이상인 956톤은 ㈜더블유스코프코리아(청주시 오창읍 소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최근에는 ㈜더블유스코프코리아에서 디클로로메탄에 노출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이 사고도 설문조사에서 9위(53명)를 기록했다. 

유해물질 누출·폭발사고에 대한 충북도민의 불안감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제천화학제품공장 나트륨 폭발사고(83명) △음성암모니아 가스 누출사고(71명) △충주 중원산업단지 폭발사고(65명) △오창 디클로로메탄 누출사고(53명) △옥천 재생 유 유출 적발(41명)로 누출·폭발사고 관련 문제가 6위에서 10위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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