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타임즈>충북도내 군지역에서 20~30여 년 전 사라졌던 영화관이 속속 건립되고 있다. 개봉 영화 한 편 보려면 극장이 있는 인근 도시로 원정을 다녀야 했던 군민들의 문화욕구 일부를 충족해주며 지역의 명물로 부상 중이다.

도내 군지역 주민은 1960~70년대 진행된 산업화와 그에 따른 젊은이들의 탈농촌 행렬로 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1980년을 전후해 읍내 중심가에 자리 잡았던 극장이 문을 닫은 후 20~30여 년째 극장 없는 삶을 살아왔다. 인구가 적다 보니 수익성을 좇는 상업 영화관이 들어설 수 없는 시장 여건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각 군마다 연중 몇 회에 걸쳐 무료로 영화를 상영하는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했지만 철 지난 영화로 군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군민들의 욕구는 날로 커져만 갔다.

이 같은 군민들의 불편을 보다 못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들어 영화관을 짓고 나섰다. 대표적인 지역이 남부3군이다.

보은군은 민선 7기 역점 사업으로 국·도비 등 98억원을 들여 내년 5월까지 보은읍 뱃들공원에 `결초보은 문화누리관'을 건립한다. 이곳에는 도서관과 91석(54석, 37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이 들어선다. 54석 상영관은 3D영화 겸용이다.

옥천군은 지난해 8월 자체 예산 11억원에 국·도비 지원을 더해 지은 영화관 `향수시네마'를 개관했다. 매점은 물론 각각 31석과 61석 규모인 상영관 두 개로 구성했다. 61석을 갖춘 상영관은 3D 겸용으로 도시 극장처럼 입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영동군은 지난 2016년 12월 `레인보우영화관'을 개관했다. 지난해 12월 개관 2년 만에 유료 관람객 2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2017년에는 2800만원의 수익을 군에 안겨줬다.

이들 영화관은 군에서 건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터넷 예매가 가능하고 개봉 시기도 도시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다.

지난해 개관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는 괴산극장은 남부3군과는 다른 형태로 지어졌다.

아이쿱생협은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소비·유통과정과 외식, 체험시설을 복합한 자연드림파크를 조성하면서 영화관이 포함된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했다.

복합문화시설에는 총 230석 규모의 영화관(3개)과 회의장, 체험장, 비어락(Beer Rock)하우스, 중식당이 있다.

음성군은 지난달 18일 충북혁신도시 내 중심 상업지역(맹동면)에 CGV 영화관을 개관했다. 2015년 12월 28일 문을 연 메가박스 진천점은 4개 관, 60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매월 2만5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다중이용 문화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충북도내 기초자치단체 중 영화관이 없는 곳은 증평군과 단양군 두 곳으로 줄었다. 이 중 단양군은 영화관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평군은 청주생활권으로 10~20분대 거리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과 오창읍에 위치한 영화관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설연휴기간 괴산극장에서 영화 `극한직업'을 봤다는 어모씨(여·55·괴산읍)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깟 영화관을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겠지만 괴산군민들에게는 문화적 갈증을 한 번에 씻어주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라며 “극한직업을 보던 날 괴산극장 밤조명이 정말 예뻤는데 여름밤엔 어떨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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