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충북의 지역인재를 육성할 것인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관계자 및 교육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3일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서 ‘충북의 지역인재 육성방안 모색 -지역균형 발전과 정주여건 확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충북도, 충북도교육청 각각의 입장발표가 있었고 충북도에서 추천한 성신여대 김경회 교수, 충북도교육청에서 추천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임성재 공동대표, 충북도의회에서 추천한 충북여고 박용만 교장의 발제가 있었다.

한창섭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홍민식 충북도부교육감은 발제를 통해 기존의 주장을 다시 재확인했다.

한창섭 행정부지사는 “정부의 고교평준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충북은 갈수록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타지역에 비해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최상위권 중학생들의 타지역 유출현상도 반복되고 있으며 도내 공공기관, 연구소에 근무하는 우수인력들의 자녀들이 충북으로 오지 않는다”며 “명문고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충북도가 주장해왔던 세가지 안 중 세 번째 전국단위 학생모집이 가능한 고등학교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그동안 △전국모집이 가능한 자율형사립고 설립 △충북 등에 한해 도내 고교의 전국단위 학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충북으로 이전한 기관·기업 종사자 자녀의 고교입학특례 부여 등을 주장해 왔었다.

한 부지사는 “현실적으로 자사고 설립은 불가능하고 세 번째 안을 중심으로 충북으로 이전한 기관·기업 종사자 자녀의 고교입학특례를 부여하는 전국단위 학생모집 고등학교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부지사는 발제 후 토론 자리에서 “세 가지 안은 주장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 목적은 좋은 학교에 우리지역 학생들을 많이 입학시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홍민식 충북도부교육감은 “넘버원(Number-one)이 아닌 온리원(Only-one)교육으로 변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한번 설명하고  ‘모든 학교를 명품학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학생 맞춤형 역량중심 교육과정 실현방안 모색 △미래학교의 학습공간 모델구축 △교원역량 강화정책 마련 △대학·연구기관·기업·지역사회와의 연계 및 거버넌스 구축이 추진방향이라고 전했다.

충북도에서 추천한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명문고교는 교육선진국의 보편적 현상”이라며 영국, 일본, 프랑스, 미국을 예로 들며 “충북이 우수인재 양성 거점지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평준화 해제를 검토하고 국제중, 국제고, 자사고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충북도의 명문고 설립주장을 항목별로 비판하며 “충북도는 타시도와의 교육 불균형, 불평등을 말하기 전에 우선 전국 광역단체 중 교육지원 예산이 최하권인 충북도의 교육비 지원예산을 상위권으로 올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교육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지역인재상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꼭 이 지역출신이 아니더라도 이 지역에서 살면서 이 지역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이 지역인재라는 새로운 개념의 지역인재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의회에서 추천한 박용만 충북여고 교장은 “학교가 고위직 공무원 양성소도 아니고 SKY 입학생 숫자만 놓고 본다면 학교보다는 학원을 만드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며 “현재 지역에 있는 학교의 대학입시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장은 이를 위해 △인문계고에 입시전문가 배치 △학교장 책임 경영제 도입 △다양한 교육과정 도입을 통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진희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은 “충북여고 박용만 교장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말 필요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와 관련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혁신도시 등에 있는 공공기관 직원 자녀들이 충북지역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은 이미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 앞에서는 충북교육연대 회원 10여명이 '자사고 설립 반대' 등 문구가 써있는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