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2일~6월 9일 대청호미술관 전관에서 개최

 

대청호미술관에서는 오는 22일부터 6월 9일까지 2019년 상반기 주제기획전 ‘퇴적된 유령들-The accumulated ghosts’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원진, 김윤경숙, 김윤수, 이규식, 이수진, 조소희, 편대식 등 총 7명의 작가가 참여, 가볍거나 얇은 물질을 소재로 반복적인 행위와 노동집약적인 작업방식으로 시간성을 보여준다.

 

이규식 작가의 글씨드로잉

 

먼저 1층 로비에서는 약 5주 동안 이규식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기간동안 이 작가는 미술관 로비에 직접 문자드로잉을 한다. 로비 현관문, 유리벽, 기둥, 가벽 등 로비 1층의 시설물과 그 사이 틈새까지 노란 형광색 분필로 빼곡하게 채워, 일상의 사소한 것에도 집착하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한다.

1전시실에는 지층 단면처럼 층층이 쌓인 재료의 물성이 드러나는 편대식, 김원진 작가의 회화,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편 작가는 15m 대형 롤지 위에 연필로 빈틈없이 빼곡하게 칠한 ‘순간’작품을 대청호미술관 1전시실의 콘크리트 벽면을 감싸는 형태로 설치한다. 이 작품은 어떤 대상의 재현과 이미지도 없으나,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연필의 흔적들과 수만 가지 선이 쌓인 거친 표면 속에 노동의 흔적이 녹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원진 작가는 시간이 흐름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기억의 속성에 관심을 가지고, 드로잉이나 조각적 형태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김원진 작가의 '깊이의 바다'

 

자신의 일상 기록물과 수집한 책을 태운 재를 석고와 밀랍을 섞어 층층이 쌓아올리거나 얇은 판형을 만든다.

1전시실 전시장 바닥에 깔린 ‘깊이의 바다’는 전시기간 동안 가루와 파편으로 바스러지도록 설치하고, 그 중심에 사각의 형태로 얇고 길게 쌓아 올린 ‘너를 위한 광장’은 기억의 연약하고 불명확한 속성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2전시실은 조소희, 김윤수 작가의 드로잉, 설치로 구성된다.

조소희 작가의 ‘Daecheongho Museum of Art where...’은 가늘고 연약한 실들이 노동집약적인 작업 과정으로 서로 맞물려 넓은 공간을 채우며,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윤수 작가는 깊은 사유와 성찰을 바탕으로, 자연의 현상 속에서 인간의 유한한 삶과 만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을 서정적인 심상으로 표현한다.

 

김윤수 작가의 '바람이 밤새도록 꽃밭을 지나간다'

 

‘바람이 밤새도록 꽃밭을 지나간다’는 바람 드로잉을 360장 인쇄해 쌓아 올리거나 아코디언 형태의 종이 위에 그리고, 그 옆에 드로잉을 꽃이 핀 평원을 섬세하게 드로잉 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3전시실은 시대의 환경과 상황이 담긴 지층과 같이 현재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작품에 담은 김윤경숙, 이수진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한다.

김윤경숙 작가는 개인의 비극이 단지 개별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의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음을 시사하며, 선긋기 혹은 바느질, 비닐테이프 붙이기와 같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은폐, 망각되어가는 개인-사회의 관계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샹들리에 유리장식에 붉은 선을 촘촘히 채워 넣은 ‘그날’과 붉은색 테이프로 벽면을 감싸고 다시 뜯어 원상태로 돌리는 과정을 기록한 ‘망상의 침몰’ 속의 반복적인 행위는 개개인 삶의 상처에 대한 위로이자 또한 시대의 아픔을 망각하지 않겠다는 시대를 향한 의식이다.

이수진 작가는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공간이 함축하고 있는 시간성과 서사성에 관심을 두고 폐유리, 나일론 실 등과 같은 물질들은 산업화 사회에서 부스러져 나오는 잔여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다양한 설치를 보여준다.

 

이수진 작가의 ‘Glass Landscape’

 

전시 출품작 ‘Glass Landscape’는 청계천 유리, 수공상점 주변에서 자투리 유리들을 수집한 뒤, 마치 잔디밭이나 이끼처럼 설치한다.

이는 청계천은 급속한 산업화로 변화의 진통을 앓은 서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술관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급속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현대사회 모습과 반대로 이번 전시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가늠하기도 힘든 긴 시간과 치열한 노동의 흔적이 보이는 전시”라며 “관람객은 마치 오랜 세월동안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지층과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실제로 감상하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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