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2018 서울역 노숙인들을 위한 송년미사 봉헌

(사진제공=음성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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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가장 어두운 곳, 서울역 노숙인들과 인근 쪽방촌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2,000여 명의 행렬이 서울역 지하도를 가득 메웠다.

갑자기 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대혼잡이 우려됐지만 단지 기우에 불과했다. 이들은 꽃동네 자원봉사자와 수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질서를 유지해 나갔다.

단 한 사람도 이 귀한 행렬을 방해하지 않았다. 꽃동네가 보여준 기적같은 나눔의 현장이다.

꽃동네는 매년 설립자 오웅진 신부의 세례명(사도요한) 축일인 12월 27일, 서울역 지하도를 찾아 노숙인들을 위로해 왔다.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서울역으로 모여든 어려운 이웃을 위로하기 시작한지 올해로 21년째.

특히 꽃동네는 그동안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화요일 서울역 인근의 노숙인 및 쪽방 사람들을 대상으로 음식, 의류, 의료, 상담 등 다양한 봉사를 이어 왔다.

또한 매주 일요일에는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등 따뜻한 손길도 펼쳤다.

이날 송년미사가 봉헌되기 전 꽃동네 수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노래와 율동을 선사하며 서울역 지하도의 세찬 한파를 녹여 냈다.

꽃동네가 후원하는 노숙인들로 구성된 ‘채움합창단’도 이 소중한 자리를 빛냈다.

채움합창단은 지난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꽃동네 방문 시 환영 합창을 선사하기도 했다.

꽃동네인곡자애병원 신상현 원장수사는 꽃동네 故최귀동 할아버지의 일대기를 소개하며 나눔의 정신을 함께 하자고 간구했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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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웅진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자신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바로 그 사람이 부자”라며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축복받은 자녀들이다. 서로 사랑하자”며 이들의 손을 잡았다.

노숙인 송년미사에는 꽃동네 후원자 및 신자들도 참석해 함께 사랑을 나눴다. 미사 후 꽃동네는 준비해 간 1,700여 벌의 방한용 잠바와 음식 등을 정성껏 전달하며 이들을 위로했다.

이날 노숙인들은 시종 질서를 유지한 채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며 주위를 숙연케 했다. 나누면 나눌수록 더 넉넉해 지는 것일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꽃동네 사랑의 영성이 만들어 낸 ‘서울역 작은 기적’의 현장.

밤 11시, 8시간에 걸친 나눔의 행렬이 끝이 났다. 오웅진 신부가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나지막히 애기했다. "모두 나눴다"

한편 이날 노숙인들은 오는 5월 4일 예정된 로마 바티칸 노숙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즉석에서 40여 만원을 모아 꽃동네에 전달했다.

현재 꽃동네는 꽃동네예수의형제자매회 소속 수도자들을 현지에 파견해 매주 2회 로마의 노숙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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