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서원대학교 미래창조관에서는 참으로 뜻 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서원대학이 연속기획공개강좌로 마련한 ‘원흥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라는 토론회가 손문호총장, 김정기 전총장을 비롯하여 시민운동가들,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가운데 개최 된 것입니다.

강태재 충북참여연대 상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한범덕 충북도정무부지사, 허원 원흥이평화회의 공동대표, 계용준 토지공사충북지사장, 염우 충북환경련사무처장, 이상헌 대통령자문 지속가능위원회팀장등이 나서 그 동안 우여곡절 끝에 대 타협을 이끌어 낸 원흥이두꺼비 보존전말을 정리했습니다.

애당초 토론회는 시민단체와 토지공사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룬 터라 어느 쪽도 자기 주장을 크게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는 조심스러운 발언으로 이어져 토론자나 방청객 모두의 표정이 밝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동안 감정적 대립과 물리적인 충돌마저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날의 토론회는 어찌 보면 ‘자축파티’ 같은 분위기마저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봄 생태교육연구소 ‘터’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원흥이두꺼비 보존논란은 성명서 발표와 서명운동, 항의방문, 현장시위, 삼보일배, 단식농성 등의 끈질긴 저지투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 줄곧 뜻 있는 시민들과 가정 주부, 청소년 등 1만여 명이 현장을 찾아 두꺼비 생태를 목격했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확인했습니다.

도내 4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원흥이 생명평화회의’와 한국토지공사는 21개월에 걸친 지리한 협상 끝에 급기야 지난 달 22일 충북도 관계자가 동석한 가운데 원흥이방죽 생태계보전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환경을 보존하고자하는 시민단체의 끊질 긴 투쟁과 토지공사의 양보, 그리고 충북도의 중재노력이 결실을 본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는 민주주의가 무엇이고 대화와 타협이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전국 어느 곳을 막론하고 전례가 없는 민, 공기업, 관이 만들어 낸 사회 갈등 해소의 본보기였던 것입니다. 더욱이 이번 원흥이 대타협은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일부 지역인사들이 “두꺼비가 천지인데 그까짓 게 뭐라고 난리냐”고 오히려 환경보존자체를 부정하고 시민운동을 비판하는 가운데 일궈낸 성과라서 의미는 한층 컸습니다.

그들의 비판과 냉소는 두꺼비 몇 마리의 목숨 때문이 아니라 개발의 논리에 밀려 나날이 파괴되어 가는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온 무지였기에 안타까움은 적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두꺼비논쟁은 누가이기고 진 싸움이 아니라 시민단체 토지공사 충북도, 모두가 이긴 말하자면 ‘윈윈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크고 작은 문제들을 타협하고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그것은 곧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모두가 하나로 화합는 첩경이 될 것입니다. 이번 두꺼비 대타협은 반목과 대결로 영일이 없는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모범답안’으로 높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원흥이생명평화회의, 토지공사, 충북도,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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