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가부장적 사고” 남북노동자축구대회 합의문 두고 여성계 비판

지난 12일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마치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선직업총동맹중앙위원회(이하 조선직총)가 작성한 합의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뉴시스)

 

“남과 북의 노동자들은 역사의 주체, 시대의 개척자, 민족의 맏아들 답게 겨레 앞에 지닌 자기의 위대한 사명과 임무를 다해나갈 것이다”

지난 12일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마치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선직업총동맹중앙위원회(이하 조선직총)가 작성한 합의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민족의 맏아들’이란 문구.

김은주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SNS에 “부끄럽고 창피해서 낯을 들수가 없다”며 “어이 상실이다 못해 웃음이 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얼마나 성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인지 스스로 증명한 사건”이라며 “인듯요. 어쩜 남북이 저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라고 한탄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아들만 있는 민족이라 후손이 없을 듯”이라거나 “맏아들로서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대신 사과드립니다. 이 무슨 가부장적 호주 내지 장자승계의 시대착오적 발언입니까”라며 김 전 부위원장의 지적에 동의를 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 남과북의 노동자는 남성들만 있나보죠? 이것이 정말 2018년에 나온 글이라니...”라고 답했다.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전 차남이지만 얼굴을 들 수 없어 그냥 자숙하고 있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북한 조선직총은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진행했다.

이 대회는 1999년 평양대회를 시작으로 2007년 경남 창원, 2015 평양에서 진행된지 네 번째로 열린 행사다.

양대노총과 북한 직총은 지난 6월 ‘판문점이행 선언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 축구대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마석모란공원을 방문해 문익환, 전태일, 이소선 묘역 등에 헌화한 후, 3단체 대표자회의를 열고 ‘공동합의문’을 채택했다.

공동합의문에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실천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민족의 맏아들’이란 표현 때문에 “장자 승계의 시대착오전 발언”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