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화분, 우유팩 분리수거, 공기청정기 제작 등 다양한 활동펼쳐
충북지역 30개 초록학교 운영 … 환경교사는 단 6명에 그쳐 아쉬워

미호중학교 학생들이 우유를 다 마신 후 '톡톡톡 훕'을 한 우유팩과, 그냥 마신 우유팩의 잔여물을 비교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부설 미호중학교>

기록적인 폭우, 대규모 토네이도, 최악의 폭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기후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이다.

교육계에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충북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명 초록학교 얘기인데 학생들은 환경과 생태를 보호하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작지만 의미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지역의 초록학교는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학교’를 목표로 현재 30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1인 1화분 가꾸기, 우유팩 분리수거, 공기청정기 만들기 활동부터 교실과 학교주변의 환경, 지역의 기후와 생태를 고민하고 공부한다.

어떻게 하면 환경을 보호하고 미래세대에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줄 수 있을지 실천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책임감도 느낀다. 물론 당장 큰 변화와 효과는 없다. 하지만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교원대 부설 미호중학교 학생들도 그렇게 공부하고 배운다. 올해 초록학교로 선정된 미호중학교 학생들은 홍광민 환경교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충북교육청 주최로 충북교육정보원에서 열린 ‘2018 생태·환경교육 세미나’에서 홍 교사는 미호중학교 학생들의 활동을 우수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초록학교로 다양한 활동 펼쳐

한 학년에 여덟 반씩, 전교생 369명이 생활하고 있는 미호중학교는 교원대 부설 중학교다.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 청주 시내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시내권과 거리가 있다 보니 학교 주변엔 생태를 공부할 수 있는 숲도 있고, 나무도 있다.

우선 미호중학교 학생들은 1인 1화분을 가꾸고 있다. 2학년 8개 반 전 교실에는 실내 공기정화에 좋다는 식물을 키우고 있다. 학생들은 심기부터 화분 꾸미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기른다. 패트병을 재활용해 물 받침대를 만들고 지그재그로 화분을 배치해 좀 더 편리하게 꾸몄다.

미호중학교 학생들은 1인 1화분 활동을 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환풍기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해 각 반마다 사용하고 있다. 홍광민 교사는 “학생들이 만든 환풍기의 재료비는 2만 원 가량이고 필터는 5000원짜리 하나면 한 달 동안 쓸 수 있다. 교체할 때가 되면 까맣게 변한 필터를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공기를 깨끗하게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오전, 오후로 나눠 교대로 교실과 복도, 환풍기 작동 전과 후로 구분해 미세먼지를 측정한다. 우리 지역의 공기를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실내·외를 비교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환풍기

또한 미호중학교 학생들은 일명 ‘톡! 톡! 톡! 훕’을 진행하고 있다. 음료수나 우유를 마실 때 끝까지 마시면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홍 교사는 “작은 차이일 수 있지만 그냥 무심코 마셨을 때와 끝까지 깔끔하게 마시고 버렸을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작은 실천이지만 환경보호와 수질오염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유팩 분리수거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미호중학교 학생들은 집에서 다 마신 우유팩을 씻어서 말린 후 모아 흥덕구청에 전달하고 있다. 가정 뿐 아니라 인근 커피숍, 레스토랑에도 방문, 우유팩 수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학생들이 모은 우유팩

이외에도 환경동아리 ‘인더에코(In The Eco)'를 중심으로 학생들은 직접 숲에 나가 동·식물을 관찰, 수질·대기검사와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홍광민 교사는 “2학기 때는 담장에 담쟁이 넝쿨꾸미기와 태양광을 이용한 식물재배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대책 마련, 이에 따른 실천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혹자는 실천이 아닌 구호로만 그칠 때 ‘인류는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언도 하고 있다.

홍광민 교사

홍광민 교사는 “수 백 가지 구호나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며 “환경교사로써 학생들이 작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할 때 의미가 있고 보람을 느낀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육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사는 이어 “국사과목이나 소프트웨어 과목이 필수과목이 된 것처럼 환경교육도 필수과목이 되어야 한다. 과학이나 도덕 등 많은 과목에서도 환경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보다 전문적이면서 집중적으로 환경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충북지역의 환경교사는 6명에 불과하다. 환경교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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