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육도 초등과 연계과정,
‘연구·실무경험 충분’

‘입지전적 인물’ ‘준비된 후보’ ‘카리스마형 관료’ 김천호교육감(60)의 보궐선거 출마가 공론화되자 그에게 쏟아진 촌평들이다. 이러한 촌평들을 한데 묶어보면 김교육감에 가장 근접한 모습이 그려질 듯 싶다. 고학으로 청주사범대를 졸업하고 72년 방송통신대에 1회 입학해 대학 3학년 편입학 자격 검정고시에 합격, 청주대 야간학부를 마쳤다. 대학원을 거쳐 2000년 2월 충남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남다른 ‘立志’를 세우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과정이었다.
끊임없는 재교육 과정에도 불구하고 김교육감은 직무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을 좆아 가기보다는 ‘만들어가는’ 열정을 발휘했다. 타고난 기획력과 추진력은 주변 동료와 부하직원들을 힘들게 해 때론 원성(?)으로 되돌아왔다. 일에 대한 ‘카리스마적 집착’은 그에게 양극단의 평가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그의 남다른 ‘의지’와 일에 대한 ‘집착’은 민선 교육감선거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초등출신 최초의 교육감으로 당선된 데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충북교원단체연합회장, 청주교대총동문회장 등 ‘주목받는 자리’를 미리 확보해 둔 것도 치밀한 준비의 일환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평가 가운데 ‘독선적’ ‘카리스마’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일 것이다. “도교육청의 실무과장으로 있을 때 제7차 교육과정등 우리 교육현장에 가장 큰 변화가 시도됐다. 새로운 시도로 인해 현장교사들의 혼란과 고통이 적지않았음을 인정한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충북교육이 형식보다는 내실을 구현하는데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김교육감 당선직후 일부 교사들의 ‘일 걱정’을 염두에 둔 발언인 듯하다. ‘시범도’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가진 충북도가 어쩌면, 교육부문에서는 예외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진천교육장, 항소심 판결 기다려

전 교육감의 잔여임기 1년7개월을 남기고 취임한 김교육감은 원하든 원치않든 ‘뒷설거지’를 맡을 수밖에 없다. 특히 김영학진천교육장에 대해서는 도교육위원회의 직위해제 촉구 결의안까지 만들어진 상황이다. “충북 교육계 분들이 재판정에 서게 된 현실에 대해 도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인사는 원칙에 따라 적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단 오는 24일 대전고법의 항소심 판결결과를 지켜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김교육감은 선거운동 기간중에 본보의 설문조사에서 ‘교원정년 63세 환원’을 유일하게 반대한 후보자였다. 학교현장의 교사들에게 감표요인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소신있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또한 다수의 일선교사들이 바라는 ‘교장선출보직제’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교원정년이 진통 끝에 개혁입법이란 이름으로 62세로 낮아졌다. 다시 연장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정치권과 사회 각분야가 찬반논쟁에 들끓자 유보된 상태다.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결국 교육계의 대국민 신뢰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입법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교장선출보직제는 아직 토양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라서 부작용의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 선출직 교장이 인기에 영합하거나, 은밀하게 나눠먹기식 선출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일선 교사들이 김교육감의 선거공약 중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 대목은 ‘인사위원회 기능강화와 사전예고제’다. “인사위원회에 인사·교육행정 식견이 풍부한 지역사회 인사들을 참여시켜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일선 교사들의 경우 인사철을 앞두고 과민한 신경을 쓰지않게끔 인사와 관련한 자료를 공개할 생각이다.”

전인교육, 학력신장 접점찾아야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의 분수령은 초등·중등의 대결구도였다. 역대 초등출신 교육감이 없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초등에 깔려있었고, 중등은 입시정책 등의 중요성을 들어 초등출신 교육감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교육의 본질은 동일함에 있다, 즉 초·중등의 연계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중등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교육과정 및 심리분야 박사학위 공부를 하기도 했다. 실무적으로 청원교육장으로 재직하면서 중등교육에 많은 이해를 하게 됐다. 입시등 전문적인 분야는 관련 부서장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해 나가겠다. 퇴임할 때에는 중등교사들로부터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
김교육감은 충북도교육청내의 유일한 해외파(?)로 알려져왔다. 지난 90년부터 3년간 주캐나다대사관의 한국교육원장으로 재직하며 해외교포 2세들에게 우리말·글을 가르치고 배달민족의 혼을 심어주었다. 선진교육에 대한 현장경험을 우리토양에 이식시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우리가 그들처럼 시설·인력을 갖춘다고 해서 똑같은 교육적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그쪽은 대학진학, 직업교육이 확실하게 구분됐고 사회적으로도 학력간 차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열은 대학입시를 위한 학력신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교육에 대한 기본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인교육과 학력신장이 적절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접점을 찾아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취임소감과 도민에게 당부하는 한마디를 요청했다. “기대이상의 성원으로 지지해 주신 선거인단과 도민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충북교육의 난제가 산적한 만큼 화합과 안정속에 변화를 도모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학교를 위한 교육감’으로 남기위해 끊임없이 현장 교육자들과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 열린 교육감실을 이용해 언제든지 좋은 의견을 전해주시고 인터넷을 통한 의견도 개진해 주시면 적극 수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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