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지난 23일 SNS에 “11년간 불안에 떨었다…경거망동 말라” 경고
충북 민주당‧한국당 현역의원 정상회담 ‘나 몰라라’…SNS 언급안해

지난 20일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 천막농성장을 찾은 정우택 국회의원, 지난 23일 정 의원은 북핵문제를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거망동 하지말라"고 경고했다. (사진 정우택 의원페이스북 캡처)
지난 23일 정 의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정 의원은 이 글에서 북핵문제를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거망동 하지말라"고 경고했다. (사진 정우택 의원페이스북 캡처)

 

27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충북지역 현역 국회의원은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평소 SNS를 통해 활발하게 정치적 의견을 피력해왔지만 도내 7명의 현역의원 중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전한 것은 도종환 장관이 유일하다.

회담직전 남북관계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에 “경거망동 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정우택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도 28일 현재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지난 23일 정우택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은 ICBM 발사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선언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 한 것과 달리 이번 결정서에 비핵화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며 북핵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권들의 불찰로 우리 국민들은 11년을 불안에 떨었다”며 “완전한 비핵화만이 '입구'이자 '출구'다. 문재인 대통령은 輕擧妄動(경거망동) 말고 최악의 경우에 대비 할 것을 당부한다”고 적었다.

이 게시물은 남북정상회담을 4일 앞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경고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정 의원은 막상 남북정상회담이 끝나자 결과에 대해서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평소 자신의 페이스북을 이용해 정치 현황에 대해 활발하게 글을 올려왔다. 하지만 28일 현재 까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게시물은 일절 없다.

정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하루인 26일 페이스북에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 금융규제개혁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25일 오후에는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이 주치횐 ‘현대판 부정선거 게이트 댓글공작 규탄 및 특검 촉구 결의대회’ 진행장면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별다른 주석은 달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에도 정 의원은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나라 포털은 정치적 편향 뉴스재배치, 댓글조작으로 인해 민주주의 공론장이 되어야 할 공간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관심없나? 민주당 의원까지 침묵

 

자유한국당충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덕흠 의원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지역구인 옥천에서 군의원 후보로 출마한 유재목, 조규롱 후보의 선서사무소 개소식 소식을 SNS에 올렸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지역구인 옥천에서 군의원 후보로 출마한 유재목, 조규롱 후보의 선서사무소 개소식 소식을 SNS에 올렸다.(사진 박덕흠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25일에는 한국당 충북도당이 개최한 ‘댓글조작 규타 및 특검촉구 결의대회’ 소식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박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언급한 것은 지난 23일. 박 의원은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하려면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종전선언도 평화협정도 모두 비핵화를 이루고 난 다음에 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음성‧진천‧증평군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평소 SNS를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가장 최근 올라온 글은 지난 19일 게시물로 자녀교육부 부담경감 등 두건의 농어민생활안정지원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는 소식이다. 남북 정상회담 관련해 경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언급한 내용은 현재까지 찾기 어렵다.

제천‧단양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권석창 의원도 마찬가지다. 권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SNS에 지역구 현안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댓글 공작으로 시국도 복잡하고 시장경선으로 시끌거리는 가운데에도 지역사업은 안 챙길수 없다”며 “국토부 철도국장과 건설과장으로부터 제천역 사업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1‧2심 모두 국회의원 상실형을 선고받은 권 의원의 SNS에는 드루킹댓글 사건과 지역구 소식만 올라와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비핵화합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한국당 충북 국회의원 뿐만은 아니다. 충북도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SNS에도 정상회담 소식을 찾기는 어렵다.

더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변재일 국회의원의 페이스북에도 남북정상회담 관련 소식은 없다. 지난 22일 산행 중 만난 지역민들 이야기와 사진을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변 의원도 페이스북 등 SNS를 즐겨하지 않는 편이다.

충북도지사 경선에서 이시종 지사에 밀려 낙선한 오제세 의원의 SNS에도 남북 정상회담 소식은 없다. 오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지역구에서 진행된 ‘새마을 자율방역봉사단’ 발대식에 참여했다며 사진과 함게 행사소식을 전했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충북도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또 청주서원노인복지관 주관 행사에 참여한 소식을 전했지만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게시물은 없었다.

반면 청주시 흥덕구를 지역구로 둔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은 SNS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전했다.

도종환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곳의 벗에게 쓰는 편지' 시 전문을 공개했다.

 

 

도종환 장관 ‘먼 곳의 벗에게 쓰는 편지’ 시 공개

 

도종환 장관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오늘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를 찾아 시설 점검을 했다”며 “내일 이곳에서 모두가 바라는 평화의 소식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길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점검하는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에는 ‘먼 곳의 벗에게 쓰는 편지’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시는 “벗이여 우리 만나 이런 것을 서로 자랑하면 어떨까 / 그대와 우리 중 누가 더 많이 서로를 사랑했는지 / 그대들과 우리 중 누가 더 서로를 그리워했는지”라며 시작한다.

이어 “ 먼 곳의 벗이여 그대들과 우리가 만나 / 이제는 누가 더 총칼을 많이 쌓아두었는지 자랑하지 말고 누가 더 이땅의 하나됨을 간절히 소망했는지 ”로 이어진다.

시는 “압록강 낙동강 물이 큰바다에서 만나듯 섞이며 만날 순 없을까 / 목이 타듯 그리운 사람들이여 목마르게 애타는 산하여 사랑이여”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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