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회, 지난해 청주수해 때 1인당 3만5000원 출장비 처리
출장비 모아 보쌈 점심…“시민은 자비들여 봉사하는데...” 논란

지난 해 7월 25일 충북 청주시 옥산면 사회복지시설 청애원에서 김정문 의장 등 제천시의회 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수해 복구 지원 활동을 하는 장면(사진 제천시의회)

 

제천시의회 등 충북지역 일부 기초의회가 지난 해 청주 수해복구 봉사활동 명목으로 출장여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해당시 많은 일반 시민들이 아무런 댓가 없이 생업까지 잠시 접고 복구활동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해 7월 16일 청주를 비롯한 충북 중부권 지역이 갑자기 내린 330㎜의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충북 중부권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지자체와 중앙정부, 지역주민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중앙정부는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청주와 괴산, 증평군 등 일부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지원했다.

대한적십자 구호단체는 긴급 재난 물품을 지원하고 충북재활용협회 소속 회원들은 보유하고 있는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경기도의회 등 타 지역 광역자치단체도 자원봉사팀을 꾸려 복구 일손을 보탰다. 타 지역 자치단체와 의회까지 나서는 동안 피해를 입지않은 기초의회도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활동에 나섰다.

제천시의회도 지난해 7월 25일 소속의원 11명과 직원 14명 등 25명이 자원봉사를 위해 청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쓸려온 토사와 쓰레기를 치우며 복구작업에 동참했다. 당시 이들이 복구활동에 참여한 시간은 대략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로 알려졌다. 같은 날 충주시의회 직원 25명도 청주시 내덕1동 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섰다.

 

충주‧음성군의회는 출장비 지급 안해

 

봉사활동인 만큼 제천시의회가 자비를 들여 자원봉사에 나선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는 제천시의회가 출장처리해 여비를 지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제천시의회는 이날 봉사활동에 대해 의원 1인당 3만5000원의 출장비를 책정했다. 이금액은 일비 1만원에 식대 2만5000원이 합산된 금액이다.

이동에 필요한 차량은 제천시의회 소유 15인승 차량이 동원됐다. 나머지 직원은 제천시 소유의 차량으로 이동해 별도의 교통경비가 들어가진 않았다.

제천시의회가 책정한 출장비로 의원들은 인근 식당에서 보쌈으로 점심을 먹었다. 제천시의회 관계자는 “의원 개인에게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점심식사와 음료수 등 필요한 경비로 썼다”고 말했다.

이렇게 제천시의회처럼 의원에게 출장여비를 지급한 충북기초의회는 총 세곳. 옥천군 의회와 단양군 의회가 1인당 1만원의 출장여비를 지급했다.

반면 충주시의회와 음성군의회는 출장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직접 수해 피해를 입은 청주시와 증평‧괴산군도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들 기초의회에 수해복구 봉사활동 명목으로 출장여비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판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자신이 보유한 중장비를 가지고 봉사활동에 나섰던 한 시민은 “기름값도 내가내고 밥값도 내가 냈다.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대가없이 나섰다”며 “의원들이 출장비를 받았다니 맘이 상한다”고 말했다.

제천시의회 관계자는 최소한의 지출인 만큼 이해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들의 지급받는 월급이 박봉이다. 수당까지 다 합해도 280만원 정도인데 봉사활동까지 갹출하기는 무리다”며 “출장여비를 집합금으로 모아 필요한 경비를 충당한 것인데 비판받을 정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정문(자유한국당) 제천시의장은 “그 당시 어떻게 출장비가 처리됐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을 생각하면 저희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천시의원은 “출장비 처리가 됐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수해당시 김학철(무소속) 도의원 등 충북도의원 4명이 유럽으로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나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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