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행복교육지구사업이 걱정되는 두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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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행복교육지구사업이 걱정되는 두 가지 이유
  • 최현주 기자
  • 승인 2018.02.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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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환경 마련 시급

지난 1월 본격화된 ‘청주행복교육공동체네트워크(이하 청주교육공동체)’ 사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청은 마을주민들이 원활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지원해줘야 함에도 단순 프로그램 개발과 체험처 소개, 프로그램 운영비 일부 지원, 단순 홍보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다.

마을주민 및 네트워크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원활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제도적인 장치의 부재, 열악한 환경과 인식부족으로 실제 사업을 시작하거나 진행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히고 있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주민은 “청주시와 교육청이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실제 아직까지는 도움 받은 것이 없다. 현재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단계이지만 너무 지지부진하고 무엇을 도와준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청주행복교육지구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본다.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오른쪽)과 류재황 청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청주행복교육지구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순 프로그램·체험처 제공에서 벗어나야

청주교육지원청과 청주시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위해 올해 8억 원의 예산을 가지고 △교육생태계 조성사업 △교육공동체사업 △행복한 시민육성사업 등 3가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내고장 열린 배움터’, ‘내고장 내아이 돌봄’, ‘내고장자랑-자원지도 제작’ 등을 통해 행복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청주시 인재양성과에서는 지난 1월 15일 주무관 1명을 청주교육지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파견, 교육청과 청주시의 원활한 업무 체계를 마련했다.

하지만 현재 청주시와 청주교육지원청 지원은 프로그램 개발과 체험처 소개, 프로그램 운영비 일부 지원에 국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1일 청주교육지원청은 청주고인쇄박물관과 행복교육지구 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익적 교육관련 사업 지원, 대내·외 교육·홍보 업무 지원, 교육·고인쇄 관련 분야의 교육정보 교류, 기타 협력 사업을 함께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첫 협력 사업으로 중학교 1학년 학급을 대상으로 4월부터 12월까지 직지강사들을 활용한 ‘찾아가는 직지문화이해교육’과 함께 고인쇄박물관 관람 및 근·현대인쇄전시관 체험,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시연 관람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행복지구사업에 대한 안내를 전혀 듣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일을 추진하게 됐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직지문화이해교육을 중학교로 확대한다는 생각으로 일단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교육계 한 관계자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에서 지자체와 교육청의 역할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체험처를 안내해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마을과 학교, 학교와 지자체가 협력해서 교육의 주체들이 행복하고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핵심이다. 일괄적으로 체험하고 관람하는 것이 아닌 마을주민이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하며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자체와 교육청의 유기적인 협력에 있어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도봉구는 도봉구청 행정관리국 내에 교육지원과를 배치, 25명의 공무원들이 교육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교육지원과 내 혁신교육팀은 각 동마다 마을단위 사업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도봉구청 혁신교육팀 최병우 팀장에 따르면 현재 도봉구청에서는 방과후 학교를 두 가지 종류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학교에서 진행하던 방과후 사업을 그대로 받아 구청에서 진행하는 ‘학교내 혁신교육’과 마을주민과 학생이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기획하고 진행하며 평가까지 하는 ‘학교밖 혁신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도봉구청에서 지원하는 ‘마을학교’ 동아리는 127개에 이른다. 마을교사는 500여명, 참여한 학생은 매년 2000여명에 달한다. 예산은 서울시 예산 포함 31억 원이다.

이에 반해 현재 청주시에서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담당하는 담당자는 교육청 파견 직원 한명을 포함해 단 두 명에 불과하다. 마을에서 하는 사업을 지원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도봉구는 이미 사업을 시작한지 3~4년이 지나 정착된 상황이고 청주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하지만 교육과 관련된 청주시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은 분명하고 성공적인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청주행복교육공동체네트워크는 지난 1월 15일 모임을 갖고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시작했다.

행복한 교육위해 실질적인 제도·환경 마련돼야

현재 청주교육공동체에는 가경·복대, 개신·성화, 미원, 비하, 사직·모충, 산남, 수암골, 용암동, 오송, 오창, 운봉동 등 11개 지역 주민들이 활동하고 있다. 주민 및 교육공동체 대표들은 지난 1월 15일 모임을 가진 이후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야심차게 시작했었다. 지난해 말 실시한 ‘행복교육활동가 양성을 위한 소양과정’을 마친 마을주민들 중심으로 지역별로 모임을 갖고 필요한 프로그램과 제반 시설,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각 마을마다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미원교육공동체는 이미 지난해에 출범식을 마치고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공부방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오창지역은 이제 막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다르다보니 마을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항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유연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현재 청주교육지원청과 청주시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애로사항을 유연하게 해결, 지원해줄 수 없는 처지다. 관련 조례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흥덕구 비하동 교육공동체 회원들에 따르면 교육청에 주민들이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 비하동 교육공동체 회원들은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려워 스스로 상가를 임대, 월세를 자력으로 내고 모임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장 사업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마을주민들의 대다수가 아이들을 직접 양육하고 있는 전업주부들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청 입장은 특정 지역만 도와줄 수 없고 마을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마련은 마을 주민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례의 부재로 교육공동체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꿈자람동아리’ 모집도 힘겨운 상황이다. 꿈자람동아리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핵심 사항으로 마을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場이자 기회다.

마을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동아리가 활성화되어야 함에도 현재로선 동아리를 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역주민 개개인에게 지원금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자구책으로 동아리에 교사가 필수적으로 가입하도록 권하고 있다. 청주교육지원청은 꿈자람동아리 신청자격으로 ‘교사·주민·학생(초·중·고·특수학교) 중 누구나 4인 이상이면 교사를 멘토로 하여 신청가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동아리 내에 교사가 있어야 동아리 활동 지원금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청주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취지와 내용은 동의하지만 교사가 학교일도 하면서 마을의 동아리일도 병행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또 다른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교사를 대상으로 꾸준한 교육과 설득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우 팀장은 “최근 강북구에서 조례가 없는 상황에서 일을 하다가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마을교육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조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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