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여성단체 "청주대 조사내용 공개하고 방지대책 수립해야"

(사진=뉴시스 제공)

청주대 연극학과 조교수였던 배우 조민기(52)씨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문화예술계의 성범죄 피해 폭로에 대해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 위주로 현재 19명 가량을 들여다보고 있다. 처음에 9명이었다가 인원이 늘었고, 정식 수사 착수가 3건, 금명간 영장을 검토하는 사안이 1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식 수사 착수 3건 가운데 청주대 조 씨의 피해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도 26일 청주대 출신 피해 여학생 3명의 진술을 확보해 조씨 사건을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했다고 확인했다. 경찰측은 "피해자 다수의 진술을 확보했고, 추가 피해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피해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씨를 피의자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조씨는 2004년 이 대학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3월 공연영상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지난해 10월 조씨의 성추행 의혹이 국민신문고에 진정 접수됐고, 교육부는 이 사안을 청주대에 이첩했다. 이에따라 청주대 양성평등위원회는 자체 조사를 벌여 조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정직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조씨는 의혹을 부인한 채 사직서를 냈고 이어지는 폭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주대는 지난 20일 사직서를 수리하고 오는 28일자로 면직 처분한다.

한편 도내 여성계에서도 조씨의 성추행 사건 진상 공개와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청주대에 요구하고 나섰다. 충북여성연대와 충북젠더폭력방지협의회는 2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대가 그동안 양성평등상담소 운영을 소홀히 해 피해를 확대하고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우 조민기의 추악한 실상이 여러 피해자의 입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청주대는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전수 조사해 그 진상을 숨김없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주대 교수회에 따르면 이번 사건 이전에도 투서가 대학 측에 접수됐지만 익명의 투서라는 이유로 조 교수에게 구두 경고하고 마무리했다. 징계위원회와 성희롱 심의위원회 등 대학 내 기구에 외부 젠더 관점의 전문가를 포함시키고, 피해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성희롱 성폭력 방지 종합대책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에앞서 지난 24일 청주대 연극학과 20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 38명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동문에게 고통을 안겨준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정함을 공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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