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박소영 충청리뷰 사회문화부 부장

예술단체들이 2월 초 정기총회를 하면 새얼굴들이 등장한다. 충북민예총은 배우 유순웅 씨가 이사장직을 맡게 됐고, 청주민예총은 서예가 김재국 씨가 이끌게 됐다. 청주예총은 이번에 선거를 치른다.

2월 13일 청주예총 소속 10개 단체 협회장들이 추천한 100명의 대의원들이 투표로 회장을 뽑는다. 이번 선거에 청주예총 현 오선준 회장, 충북연극협회 진운성 회장, 청원예총 김기종 회장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종달 충북국악협회장은 출마를 포기했다. 충북예총은 임승빈 회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 있다.

충북예총 및 청주예총 선거에서 회장직을 놓고 출마 공약 발표 및 선거운동이 벌어지는 것은 낯익은 풍경이다. 단체들의 규모가 크다보니 협회 간에 회장직 선거를 놓고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총 조직은 각 장르별로 지역별로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탈락한 후보들이 선거의 공정성을 문제 삼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예술단체장 선거는 공적 영역에 있지 아니한 사적 임의단체의 선거로 규정하기 때문에 이를 법의 테두리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어렵다.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

다만 회장 직을 향한 후보들의 공약집을 보면 너무 방대한 것이 아닌지 갸우뚱하게 된다. 예술단체장이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니라 시장이나 지사가 풀어야 할 숙원과제들이다. 실천 가능성이 없는 공약들도 남발된다.

사실 지역예술단체 수장이 되면 각종 행사에서 ‘대우’를 받는다. 지역예술단체를 대표하는 ‘얼굴’이 되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단체의 수장이 된다는 건 책임도 뒤따른다.

2월 9일 충북문인협회는 전임 회장에 대해 충북문학 및 충북문학전집 발간 과정에 있었던 돈 문제로 징계 및 처벌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임회장이 문학상 기금(공로상 100만원, 창작상 100만원)을 문인협회에 바로 입금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회원들이 문제제기하자 입금한 사실이 있었다.

수상자들이 문학상을 받아도 충북문인협회 사정이 어렵다보니 전액을 다시 후원금으로 내놓는데 이를 회장이 돌려받은 뒤 입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는 전임회장이 문제의 돈을 다 돌려줬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 충북문인협회의 이미지가 실추된다며 밝히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그러고 보니 문학상을 주고 받는 것도 형식적인 절차였던 셈이다.

예술단체 새 얼굴들은 올 한해 많은 지역행사에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예술권력’을 얻고 누리게 될 것이다. 이름이 정말 많이 불릴 것이다. 각종 토론회나 세미나에서 장르와 협회, 지역예술가를 대표하는 발언을 해야 한다. 부디 올해는 선거가 끝나고 불미스런 말들이 안 들리기를 바란다. 예술단체 새수장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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