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반추하는 유제완의 수필집 <꽃과 결실>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꽃과 결실 유제완 지음 예술의숲 펴냄

유제완 수필집 <꽃과 결실>은 1부 꿈으로 후회를 덮자, 2부 아름다운 봄날, 3부 사라진 도둑고양이, 4부 미래를 여는 삶, 5부 아름다운 경영 등 총 5부 65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유 작가는 언론인으로 40여 년을 살아왔다. 언론인이라는 선입견 없이 모두가 좋아한다. 그는 언론이자 문학인으로 힘있는 사람들과 영합하기보다는 약자의 편에 섰다. 그늘진 곳의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세상에 알려 희망의 빛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그는 글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그만의 독특한 개성과 기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문학작품으로 펼쳐놓았다. 또 일반인이 살펴보지 못한 사물을 주의깊게 관찰하였다. 다양하게 작가의 생각을 한 편의 그림을 그리듯 정교하게 현실감 있게 표현하였다. 그리고 마음속 거울에 비친 참 자신을 찾기 위해 바라본 자신의 뒷모습을 책 속에 진솔하게 담았다.

표제작 「꽃과 결실」은 작가가 언론인으로 한 눈 팔지 않고 외길을 살아왔기에 글과 함께 살아왔노라고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의 삶에 후회하고 회의를 갖기도 하지만 작가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꽃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자신이 언론인으로 살아온 삶을 사랑한다.

꽃은 피면 지게 마련이다. 작가는 떨어진 꽃잎을 보며 가야 할 때를 아는 꽃의 숙명을 이야기한다. 꽃 진자리에 열매가 맺듯 자신이 걸어온 40여 년 언론인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삶으로 남아 긍지를 갖는다. 지는 꽃을 슬퍼하지 않고 풍화설월 자연의 섭리를 회자정리 삶의 섭리로 승화시킨 작가의 자부심이 부럽다. 지는 꽃처럼 열매를 남기고 가는 것이 인생이다. 작가는 매 순간 자신에게 충실하다. 그는 보람의 삶을 이어가는 자신의 뒷모습을 사랑한다. 뒷모습은 얼굴보다 정직하다. 나는 얼마나 정직하게 내 뒷모습을 드러내며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1부 ‘꿈으로 후회를 덮자’의 작품은 중국 송대(宋代)의 거유 (巨儒) 주자가 제시한 주자십회(朱子十悔)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 불친가족소후회(不親家族疏後悔), 소불근학노후회(少不勤學老後悔), 안불사난패후회(安不思難敗後悔), 부불검용빈후회(富不儉用貧後悔), 춘불경종추후회(春不耕種秋後悔), 불치원장도후회(不治垣墻盜後悔), 색불근신병후회(色不謹愼病後悔), 취중망언성후회(醉中妄言醒後悔), 부접빈객거후회(不接賓客去後悔)를 되새기며 작가 자신의 삶을 반추한 내용이다.

유 작가는 사람이 나이 드는 것은 이러한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꿈이 후회를 뒤덮으면 세월의 나이는 들지언정 절대로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하였다. 지나온 자신의 뒷모습을 사랑하며 새로운 꿈을 향해 희망의 미래를 설계한다. 작가의 후회 없는 삶에 독자의 마음도 행복하다.

2부 ‘아름다운 봄날에’의 수필은 봄날 피고 지는 아름다운 꽃의 섭리를 바라보며 찬란한 희망을 노래한다. 세월은 되돌릴 수 없지만 나를 바꿀 수는 있다며 행복은 늘 내 마음속에 있다고 스스로 마음을 닦으며 세상을 본다. 일심에서 무량심이 나온다는 화엄경을 실천하는 그의 삶이 부처다. 본인의 생활과 인생 철학을 솔직 담백하게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3부 ‘사라진 도둑고양이’ 작품은 인간이 자기만족을 위해 기르던 고양이를 무슨 이유로 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에게 버림받은 동물이 생태계 혼란과 질병 전파로 사람에게 저주로 돌아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유기동물 고양이를 통해 인간과 동물의 갈등과 상호신뢰에 대한 심리적 생태를 군더더기 없이 그려놓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신뢰하고 사랑을 베풀어 불신 없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4부 ‘미래를 여는 삶’은 정월 주흘산을 등반하며 겨울 산행에 준비성 없이 오른 철부지 행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준비하는 자아 성찰 내용이다. 삶은 후회가 따른다. 후회가 없는 삶이 되도록 철저히 준비하여 윤택한 삶을 이어가야겠다. 겨울 등반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꾸밈없이 반추하였다. 과장되지 않은 문장과 구성력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교시적 작품이다.

5부‘아름다운 경영’ 작품은 정문술의 저서 아름다운 경영을 읽고 느낀 소회를 문학적으로 펼쳐놓았다. 미래 산업을 키운 과정과 한국에서의 기업경영 어려운 점 등이 흥미진진하면서도 심도있게 기술되었다. 유 작가는 정문술 사장의 경영철학에 감명받았지만 은퇴 후의 그의 행보에 더 큰 감동을 하였단다. 창업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이 정문술 사장의 경영철학을 배워 기업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유제완 작가는 피천득 선생처럼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언어,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섬세한 통찰, 소박한 소재와 언어로 인간의 깊이와 향기를 담아내는 기품 있는 수필을 쓰고자 노력한다. 아름다운 삶, 가치 있는 삶, 희망이 가득한 삶을 위해 자신의 뒷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유제완 수필가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으며 2006년 한국수필문학으로 등단, 2016년 문학저널에 시로 등단했다. 한국경제신문 청주주재기자, 중부매일 업무부 국장, 충북경제신문 편집국장, 청주문인협회장, 충북문화유산연구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충북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수필집 <구름 속에 담긴 생각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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