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성안길에는 ‘사기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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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성안길에는 ‘사기꾼’이 있다
  • 최현주 기자
  • 승인 2017.11.06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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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포기할 수 없는 취미이자 에너지의 근원
학생이자 직장인, 마술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거리에 나온 사기꾼’ 마술사 정연형 씨>

지난 10월 21일 청주 성안길에 마술사가 나타났다.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하며 훌라후프 3~4개를 동시에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부채질 한 두 번에 비둘기가 날아가고 부채질 서 너 번에 눈이 내린다. 팔을 집어넣은 통을 칼로 자를 땐 손에 땀까지 난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어느새 그를 에워싸고 어떤 마술을 보여줄지 예의주시한다.

앳되고 선한 얼굴의 ‘사기꾼’

마술사의 이름은 자칭 사기꾼, 정연형 씨다. 마술사들의 모임인 ‘거리에 나온 사기꾼’의 회원이기도 한 정연형 씨는 28살,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학과 4학기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이다. 또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 위치한 ‘바이오릿츠’의 직원이기도 하다. 학생이면서 직장인이고 거기다 마술사다. 1인 3역을 하고 있는 그가 궁금해진다.속임수를 썼으니 사기꾼이 맞기는 맞다. 하지만 사기꾼이라 하기엔 유난히 선한 얼굴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인지 공연을 하는 30~40분 동안 얼굴에서 연신 땅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그는 한 달에 한번 성안길에서 마술쇼를 하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기도 하고 진지한 얼굴로 그동안 갈고 닦은 마술 실력을 선보인다.

마술은 나의 힘

친구들과 한창 젊음을 즐길 나이에, 또 미래를 위해 땀을 흘려야할 시기에 자칫 놀이로 보이는 마술을 하는 이유는 뭘까? 정연형 씨는 “마술은 즐거움 자체이고 마술을 통해서 일주일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충전도 한다”며 “마술을 직업으로 삼기는 어렵지만 마술을 하는 동안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고 최고의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서 마술은 포기할 수 없는 취미생활이자 새로운 자시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다. 유난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정연형 씨는 고등학교 때 마술을 처음 접한 이후 대중에게 주목받고 싶어하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고. 마술을 통해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대학도 부산의 동부산대학교 매직엔터테인먼트과를 선택했다.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성안길은 마술쇼하기 딱 좋은 거리

사실 그는 청주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부산에서 대학을 다녔다. 그리고 현재 직장은 충남 아산시에 있다. 그런 그를 성안길에서 만날 수 있게 된 이유는 성안길이 바로 ‘마술쇼하기 딱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연형 씨는 “서울 홍대 앞에서도 마술공연을 하고 있는데 청주가 더 반응도 좋고 재미도 있다”며 “서울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어 자주 새로운 마술을 선보여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호응이 좋아 자주 찾게 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학생이자 직장인, 거기다 마술사로 살고 있는 정연형 씨. 자신만의 뚜렷한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그를 보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기분이다. 정연형 씨는 헤어지면서 “11월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마술로 찾아올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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