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주 A여고 학부모 제공

청주지역 A여고가 부실한 급식으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학교의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석식 반찬으로 소시지 1개와 호박 샐러드, 배추김치가 전부였다.

전에는 주먹밥과 맑은 된장국, 편의점에서 파는 꼬치구이가 급식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 학부모는 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조식식단도 부실하다고 말했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1~3학년 학생 77명이 매일 부실한 아침밥을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학교 교육공무직인 영양사와 조리원은 수당을 더 달라고 조식 파업을 벌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 학교의 급식단가는 중·석식은 3천800원이고, 조식은 5천800원으로 아침급식을 제공하는 청주지역 고등학교 15곳 중 가장 비싸다.

비싼 급식비도 문제지만 식재료 원가는 더 가관이다.

이 학교 조식 식재료 비용 중 급식단가에는 54.9%만 들어간다. 나머지 45.1%는 영양사, 조리원 인건비와 급식실 운영비로 쓰인다.

식재료 원가 비율도 조식을 제공하는 청주지역 고등학교 중 가장 낮다. 원가 비율이 높을수록 급식의 질이 높아진다.

영양사와 조리원들이 원가를 최대한 낮춰 이윤을 내는 일반 식당과 같은 방식으로 학교급식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의 영양사 1명과 조리원 12명은 조식 지도 수당을 달라며 지난달 23일부터 아침 급식을 중단하고, 현재까지도 학생들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

일찍 출근해서 아침을 준비하니 조식 지도 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학교운영위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운영위는 형편없는 조식을 제공하면서 수당 지급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영양사와 조리원에게 조식 준비에 따른 법정 초과근무수당이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어 부실 급식을 제공하면서 수당만 챙기려는 이들에게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형편없는 조식을 만들면서 추가 보상을 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익자 부담으로 수당을 지급할 수 있으나 책임은 다하지 않고 돈만 요구하는 이런 행태는 용납받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학교 관계자는 9월 28일 저녁식단과 관련해서 "반찬메뉴 중에 배추김치가 있었는데 사진을 찍은 학생이 먹기 전에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영양사와 조리원들이 부분파업을 하고 있는데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