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도 안한 청주대 '400위권 첫 진입' 보도
427개대 평가 불구 세종대 '1만1900개 대학 상위 1%' 보도

QS의 아시아대학순위(Asia University Rankings) 홈페이지에는 400위권 밖인 청주대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기사를 통해 청주대의 '400위권 첫 진입'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영국 QS사의 아시아대학평가에서 신청조차 하지 않은 대학이 포함되는 등 조사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대는 지난 17일 '2017 아시아 대학 평가 첫 순위 진입'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대적인 언론 홍보작업을 벌였다. 주요 내용은 올해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청주대가 40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처음으로 순위에 진입했다는 것.

하지만 본보 취재결과(11월 25일자 기사) 조사대상 426개 대학 중 400위 이내에 들지못한 하위 26개 대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내 조사대상 45개대학 가운데 44위인 강릉원주대(전체 랭킹 380위권)에 이어 최하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17일자 관련기사에서 '청주대 처음으로 순위 진입'으로 부제목을 뽑고 본문중에 "청주대는 2009년 아시아 대학 평가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401~4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전체 426개 대학 중 국내 대학을 47개교로 소개했지만 청주대가 국내 최하위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조선일보 문화사업단에 25일 확인한 결과 "매년 대학으로 안내공문을 보내 희망하는 대학으로부터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거나 인터넷 공시된 자료를 활용해 평가하고 있다. 후순위는 50개 단위로 묶어서 발표하기 때문에 청주대의 정확한 순위는 더 알아봐야 한다" 대답했다.

청주대측은 자체 홍보 경위에 대해 "우리는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아시아 400위권 첫 진입'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국내 대학 순위는 우리도 알지 못했고 전체 조사대상 대학이 426개라는 것도 이후 알게 됐다. 애초 조선일보나 QS측에 평가의뢰한 적이 없는데 왜 갑자기 청주대가 등장했나 우리도 의아했다. 참가 의뢰를 받은 적도 없고 자료를 건네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청주대 공식블로그에 왜곡된 내용으로 실린 '아시아 400위권' 홍보글

45개 국내대 중 2개는 임의선정?

조선일보와 청주대의 주장이 정반대로 엇갈렸다. 취재진은 30일 조선일보측에 청주대 평가 경위에 대해 재차 확인을 요청했다. 문화사업단 관계자는 "청주대는 우리에게 평가의뢰를 하지 않은 게 맞다. 아마도 QS사에서 일정 규모 이상이라 판단해 자의적으로 평가 대상에 포함시킨 것 같다. 올해 평가받은 국내 대학 45개 중 청주대와 명지대는 임의로 포함된 것으로 자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380위권에 랭크된 강릉원주대의 경우 조선일보측 주장과 달리 대학측에서 평가의뢰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국 4년제 대학 248개교 가운데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 15%에 4년 연속 포함된 청주대를 임의로 포함시킨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특히 QS 홈페이지에 올린 아시아대학랭킹 400위에 포함도 되지않은 청주대를 기사 부제목에 '처음으로 순위 진입'이라 표현한 것도 의문이다. 조선일보는 올해 아시아대학평가 88위에 랭크된 세종대에 대해서는 '조선에듀' 기자가 별도 독립기사를 쓰기도 했다. 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지난 5년간 세종대는 무려 103계단이나 상승했고 1만1900개 대학 중 상위 1% 이내 대학에 올랐다"고 표현했다. 조사대상이 426개 대학이란 사실은 생략한 채 전체 아시아권 대학을 모집단인 것처럼 왜곡시킨 셈이다.

대학평가방식도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QS는 '2017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10가지 평가지표를 제시했다. ①학계 평가(30%) ②졸업생 평판도(20%) ③교원당 학생 수(15%) ④교원당 논문 수(10%) ⑤논문당 피인용 수(10%) ⑥박사 학위 소지 교원 비율(5%) ⑦외국인 교원 비율(2.5%) ⑧외국인 학생 비율(2.5%) ⑨해외로 나간 교환학생(2.5%) ⑩국내에 들어온 교환학생(2.5%) 등이다. 학계 평가와 졸업생 평판도가 전체 50%로 비중이 가장 높다.

'학계 평가'는 전 세계 학자 7만5000명에게 "당신 학문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보인 세계 대학 30개를 꼽아 달라"고 이메일을 보내 그 결과를 집계한다는 것. 마찬가지로 '졸업생 평판도'는 기업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메일 조사를 하고 있다. 취재진은 조선일보측에 이메일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율을 물었다. 문화사업단 담당자는 "기사에 인용한 학자 7만5천명은 지난 5년간의 조사과정에서 이메일을 응답을 한 인원을 표현한 것이다. 당해년도 응답률은 우리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의 기본인 응답률 조차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대해 현직 교수 Q씨는 "막연하게 호감도를 묻는 정성평가를 50%나 반영하면 객관성이 유지될 지 의문이다. 실제로 QS평가에서 대학순위가 1년만에 수십계단씩 뒤바뀌는 일이 벌어진다. 더구나 평가에 동의하지도 않은 대학을 임의로 포함해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것 아닌가? 사회적 의미가 큰 대학평가를 수익사업을 관장하는 신문사 문화사업단이 맡고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