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법조인 양성을 위한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지역 인재의 법조인 양성을 통해 지역민에 법조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설치됐으나, 정작 충북거주 학생은 10%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대 로스쿨은 지난 2009년 지역 내 법률가 양성 등을 목표로 개원했다. 하지만, 타 시·도 로스쿨보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 신입법관 임용에서 단 한 명의 법관도 배출하지 못한 데다 지난 2015년 취업률마저 34.3%로 같은 해 로스쿨 취업률 69.2%에 크게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내 입학생들마저 적어지자 지역 법조계 일부에서는 충북대 로스쿨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충북대 로스쿨 입학생 74명 중 서울 거주 학생은 44.6%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어 경기도 17.6%였다. 충북 거주 학생은 8.1%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반면,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학교 로스쿨의 경우 입학생 107명 중 대전 거주 학생이 36.4%로 가장 많았다. 지방대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취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도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도권 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면 지역에 남는 충북대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당초 로스쿨 설립 취지를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 출신 학생이 많아지는 이유는 경제적 배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국 14개 시·도 로스쿨 입학생 1천218명 중 600여명이 서울 출신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학교와 고시촌 인근인 서울 관악구 거주 학생과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정에 속한 거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거주 학생이 가장 많았다.

반면, 같은 서울이지만 소득 수준이 강남보다 적은 금천·강북·구로구 거주 입학생은 2~3명에 불과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제주을) 의원은 "지방에 거주하는 지역민들도 충분한 법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에도 정주 가능성이 높은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위 '금수저' 입학 방지를 위해 블라인드 전형 방안을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가산점 등 지방 학생들을 우대하기 위한 조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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