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육, 내년부터 초·중·고교 의무화
프로그래밍은 생각하는 방법 가르쳐 주는 도구

컴퓨터 소프트웨어, 이른바 ‘코딩’이 교육계에서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알려진 코딩은 3~4년 전부터 대부분의 초등학교 방과 후 과목으로 채택된데 이어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코딩 교육)을 의무화함에 따라 학교 및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 남상현 원장이 학생들과 코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피할 수 없는 대세

코딩은 컴퓨터 작업의 흐름에 따라 프로그램의 명령문을 사용,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을 말한다. 즉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여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근 코딩이 대중화된 것은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빅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으로 표현되는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것은 ICT(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실제 빌게이츠와 스티브잡스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사고범위를 넓혀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새로운 해결책을 만드는 힘을 만든다. 프로그래밍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 해외 각국은 경쟁적으로 코딩을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시켜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핵심가치로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

미래부와 교육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선도학교(미래부) 및 연구학교(교육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시범학교 72개에 이어 2015년에는 선도학교 160개, 연구학교 68개를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래부와 교육부는 교원 역량제고, 교과서 개발 및 콘텐츠 보급, 단계적인 인프라 확충 등 기반 마련에 노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까지 연구학교, 선도학교 공동 운영을 통해 우수학교 모델 개발 및 일반학교 확산을 꾀하고 특히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정보’ 교사 및 정보 컴퓨터 자격증 소지 대상 심화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의무화 교육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중·고등학생은 내년부터, 초등학생(5, 6학년)은 2019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게 된다. 초등학생은 체험과 놀이 활동 중심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문제해결 방법을 체험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배운다. 즉 ‘실과’ 교과에 생활 속 로봇 활용사례를 통한 작동원리 이해, 센서를 장착한 로봇 제작 등이 들어간다.

중학생은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기초적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정보’ 교과에 피지컬 컴퓨팅 성취기준이 들어가는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할의 이해, 센서를 통한 자료처리 및 동작제어 프로그램 구현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또 고등학생은 진로와 연계, 보다 심화된 내용을 학습하고 타 학문분야의 문제를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성균관대학교 컴퓨터교육과 안성진 교수는 최근 충청북도 청주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부모교육에서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웨어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제는 컴퓨터 전공을 하는 사람만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시대는 갔다.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은 누구나 다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어 “소프트웨어 교육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를 절차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력 중심의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제반 환경은 미흡

청주지역에 소재한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현재 코딩 또는 로봇, 스크래치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다. 주로 방과 후 ‘로봇’ 시간을 이용해 운영하고 있는데 조립에 국한되어 있던 기존 로봇수업에 스크래치를 병행하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개신초등학교에서는 기존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하던 ‘로봇’ 수업 이름을 ‘소프트웨어교육용 로봇 오조봇과 함께하는 창의코딩교실’로 변경, 코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코딩을 교육시키기 위한 제반 환경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학교별 교육용 컴퓨터 보유 현황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내구연한을 넘긴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교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 충청북도교육청 자체 조사에 따르면 충북 478개 학교 가운데 40.7%인 194곳에 설치된 PC가 구입한 지 6년이 지난 PC를 사용하는 학교도 26.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교육이 지니는 한계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주에서 로봇 방과 후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미현 강사(가명)는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강사가 노력해야겠지만 정책적으로도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주시 서원구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는 '남박사로봇영재아카데미’ 남상현 원장은 "현재 공교육 시스템은 교사 1명이 20명이 넘는 학생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제대로 된 코딩을 가르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공교육에서 코딩교육이 의무화되면 코딩자체는 대중화는 되겠지만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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