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문·교수회도 모르는 청주대 발전계획

 

정성봉 청주대 총장이 5일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대학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뉴스1>

3년 연속 부실대학 지정으로 위기에 처한 청주대학교가 5일 개교 7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하지만 이날 기념식장에는 총동문회장, 교수회장 등 구성원 대표들이 불참해 '반쪽 행사'가 되고 말았다. 또한 정성봉 총장이 발표한 ‘중장기발전계획 2030CJU’도 총동문회, 교수회측과 아무런 사전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작성, 공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청주대 예술대학 음악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정 총장은 “학교의 전 구성원이 단합해 70년의 역사를 이뤄왔다. 지금까지의 역량을 발휘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장기발전계획 2030CJU’ 5대 발전영역의 10대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또한 발전계획 추진을 위해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미래비전전략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시종 지사, 황영호 청주시의장을 비롯해 윤여표 충북대학교 총장 등 도내 대학 총장 등이 외빈으로 참석했다. 청석학원 김윤배 이사 등 이사진이 참석한 반면 남기창 총동문회장과 조승래 교수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축사에 나선 이시종 지사는 의례적인 축하인사와 함께“청주대가 총동문회, 교수회 등과 잘 협의해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014년 10월 청주대 학내분규가 악화되자 '지역원로 초청 간담회'를 연 뒤 구체적 날짜를 지정하며 당시 김윤배 총장의 거취표명을 압박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날 이 지사의 축사가 항소심 선고를 앞둔 김윤배 이사의 거취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교비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이사는 지난 1일 청주지법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년 6월을 구형받았다. 1심에서는 횡령은 유죄, 배임혐의는 무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이사직을 박탈당하게 된다.

이날 기념식에 대해 조승래 교수회장은 "대학 중장기발전계획에 대해 교수회는 아무런 협의요청도 받은 바 없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김윤배 이사가 부실대학 지정에 책임을 지고 대학운영에 손을 떼야 한다. 대학의 자율성,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해 대학을 개인의 사유물처럼 여기는 운영진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남기창 총동문회장은 "초청장을 받았지만 난 사정이 있어 못갔고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발표된 학교발전계획에 대해서는 사전에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익명의 기념식 참석자는 "식전 공연팀이 청주대 출신이 아니라 뜻밖이었다. 도내에서 예술대학이 처음 만들어졌는데 개교 70주년 행사장에 동문 예술인이 보이지 않은 것은 서운했다. 7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청주대의 현실을 웅변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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