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에 학교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도교육청에 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학교 현장에서는 체육 활동과 체험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청주 A초등학교는 보건교사와 체육교과 담당 교사가 매일 아침-점심-오후로 나눠 하루 3번 미세먼지 농도를 점검해 체육활동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다른 학교와 달리 강당이 없는 이 학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 나오면 체육활동에 더 많은 제약을 받는다.

강당 시설을 대체하기 위해 교실을 개조해 만든 체육실에서 체육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다 보니 여러 반이 동시에 체육수업을 할 수가 없다.

이 학교 관계자는 “시간마다 미세먼지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매일 3번씩 체육교사와 보건교사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체육수업 장소를 결정한다”며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교육과정 운영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야구, 축구 등 운동장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체육 육성 종목 지정 학교는 미세먼지 수치에 더욱 민감하다.

육성종목으로 야구부가 운영되고 있는 B초등학교 역시 매일 아침 오전 8시30분, 낮 12시, 오후 2시로 나눠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 뒤 야구부 연습 여부를 결정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 경우 학교에 설치한 실내연습장에서 운동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오는 21일 체험학습이 예정돼 있어 학부모들에게 마스크와 손수건을 지참토록 안내문을 내보낼 계획이다.

충북도교육청 해당 부서는 학부모의 민원이 쇄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미세먼지와 관련된 민원이 많게는 하루 평균 20건이 이어지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체험학습이나 체육활동을 못하도록 교육당국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는 학부모부터 심지어는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학부모까지 있을 정도다.

교육부는 최근 야외수업을 자제하도록 하는 기준을 기존 미세먼지(PM 10) 예비주의보(100㎍/㎥ 이상) 이상 단계에서 그 이전 단계인 나쁨 수준(81㎍/㎥ 이상)으로 강화 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교육청은 나쁨 수준이었던 지난 18일 도내 일선 학교 담당자와 지역교육청에 야외 활동을 자제토록 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도교육청은 오는 27일 도내 학교, 직속기관 등 810개 기관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대응매뉴얼 교육을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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