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오옥균 취재부장

오옥균 충청리뷰 취재부장

1984년 정식으로 비영리법인 설립인가를 받은 충북지역개발회는 지역사회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충북지역개발회 설립 목적은 아니었지만 도민들 상당수가 참여해 마련한 기금으로 시작된 민간단체이기 때문이다.

지역개발회는 지난 40년간 도민의 성금으로 설립된 만큼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해마다 100명이상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선물했고, 충북대표로 나서는 체육특기생들도 지원했다. 지역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사업에도 힘을 보탰고, 문화예술분야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을 따지면 큰돈이 아니지만 복지의 사각지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도민 상당수가 지역개발회의 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보니 신한은행을 비롯한 지역 경제계는 지역개발회를 통해 간접적인 사회공헌을 진행했다. 그 결과 40년전 20억원으로 시작했던 기금은 총 127억원에 달한다.

지역개발회는 원금을 훼손하지 않고, 이자수익과 위탁사업 수익만으로 지원활동을 하기 때문에 기금 총액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자수익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단순한 예금이 아닌 투자를 병행한다. 이 같은 노력에도 2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금리 탓에 이자수익은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문제는 자세다. 현재 지역개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60명 중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1/3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들 회원은 직·간접적으로 기금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기금을 출연하기도 했고, 자신이 속한 기관이나 단체가 출연했거나 지역개발회로부터 지원을 받는 기관들이다.

회원의 증가 및 교체는 기금과 직접적인 상관관계에 있다. 그런 점에서 60·70대 중심의 회원 분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냉정하게 말해 60·70대는 적극적인 경쟁활동에서 은퇴한 사람들이다. 추가로 기금을 출연할 의지도 없다. 기금 기탁과 관련해 가장 최근 기사회된 내용이 2012년 신한은행이 3000만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2007년, 신한은행이 1억원을 기탁했다는게 그 다음 기사다.

1980년 20억원이었던 기금은 1990년 47억원이 됐고, 다시 10년 뒤인 2000년 87억원이 됐다. 10년마다 2배로 늘었다. 2010년 기금총액은 121억원이었다. 2배는 아니지만 절반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6년간 6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어느 시점부터는 회원의 나이와 성장세가 반비례한다. 이제는 이월에 의한 적립 외에는 운용기금 증가요인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그렇다보니 사업도 현상유지에 급급하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단번에 끊을 수 있는 게 세대교체다. 젊은 지역의 사업가 및 독지가가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후배들의 건전한 참여를 위해 지역의 어른들이 자리를 비워주고, 후배들의 손을 잡아 당겨야 한다.

지역개발회는 여전히 지역을 대표하는 사회단체다. 127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기금도 가지고 있다. 지역개발회에 기탁금이 전달됐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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