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 우이동~하루재~백운대

즐거운 인생
월간 마운틴 기사제휴·강성구 기자river@emountain.co.kr

서울의 아침은 유난히 분주하다. 지상은 크고, 작은 차들이 경적을 울려대고, 지하에는 수천 명을 태운 전차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벌써 서울과 경계 도시를 잇는 전철 노선은 9개가 넘었다. 또 주변 도시만 해도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노선이 많아졌다. 이렇게 복잡한 도시에도 산이 있다. 관악산, 아차산, 불암산, 수락산, 북악산 등 무려 20개에 이른다. 이중에서 가장 으뜸산은 북한산이다.

북한산은 서울의 산 중 가장 높고 산세가 웅장하다. 또 하얗게 빛나는 산은 보는 장소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친구의 모습 같다. 내가 북한산에 대해 아는 정보는 많지 않다.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를 이르러 삼각산이라 불렸던 것, 북쪽으로는 형제와 같은 자운봉과 만장봉, 선인봉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17개 산악국립공원 중 방문자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하루재에서 바라본 인수봉의 모습. 거대한 화강암은 한국 알파니즘의 시작점이라 불린다.

북한산 산행의 최고 인기 기점, 우이동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로 향하는 길은 우이동 도선사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우이동은 버스 종점이 몰려 있고, 음식점과 숙박시설이 즐비해 꼭 등산객이 아니어도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의 모임장소로 종종 쓰인다. 올해 12월에는 우이신설선이 개통되어 더욱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이동(牛耳洞)이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소의 귀’라고 하는 것에 의견을 모은다. 하지만 우이동에서 소의 귀와 같은 형태의 지형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말이 다르다. 가장 의견이 엇갈리는 곳이 바로 우이암이다. 우이동에서 보면 북동쪽, 도봉산으로 내려오는 한북정맥의 줄기에서 우이령 조금 못 미친 능선상에 솟아오른 바위를 두고 지금은 누구나 우이암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이 부르던 우이암은 이곳이 아니라 그보다 우이령으로 더 내려선, 근처 어디에 있는 바위였다. 현재의 우이암은 본래 관음암이라 부르던 봉우리로, 그 아래 천년 고찰 보문사에서도 그렇게 부른다. 멀리서 보면 보문사와 우이동을 굽어보고 있는 그 모습은 영락없는 관음보살의 모습 같기도 하다. 허나 본래 골산인 북한산에서 소의 귀처럼 종긋하게 생긴 바위가 어디 우이암뿐이랴. 어딜 둘러봐도 소의 귀 같다고 생각만 하면 인수봉도, 백운대도 그런 모습이다.

우이동 종점을 시작으로 백운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약 4km. 아스팔트길을 따라 1시간쯤 올라 도선사 입구에 이르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펼쳐진다. 그다지 가파르지도 그렇다고 나긋하지도 않다. 이곳에서 30분쯤 오르면 영봉과 백운대의 갈림길인 하루재에 도착한다. 하루재는 산에 오르건 내리건 어느 사람에게든 쉼터 역할을 한다.

백운봉암문(위문)을 지나 바라본 만경대. 뒤로 북한산의 거대한 산줄기가 서있다.

 

백운대 정상의 모습, 오른쪽으로 인수봉 정상이 보인다. 그 뒤편으로 오봉과 도봉산 일대가 펼쳐진다.

도심에서 가까워 더 좋은 북한산

인수봉야영장을 지나 백운산장까지는 조금 더 거친 오르막이 이어진다. 1시간 이내면 백운산장에 닿을 수 있다. 백운산장은 1924년에 세워진 우리나라의 첫 번째 산장이다. 1998년 화재로 크게 손실되었다가 당시 산장지기 이영구씨와 산악인들의 힘으로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백운산장이 2017년 5월 국가에 귀속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산악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산장을 지키기 위해 현재 산장지기 이건씨와 서울지역의 많은 산악인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운산장에서 백운대까지는 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백운봉암문(위문)을 넘으면 바람의 세기도 달라지니 보온과 미끄러짐에 주의해야 한다. 또 백운대는 기존의 등산로와는 다르게 바위에 설치된 난간을 잡고 올라야 한다. 고소공포증이나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에 오른다. 차가운 김밥 한 줄과 보잘 것 없는 라면을 먹으면서도 말이다. 많은 이들이 북한산에 오르는 이유는 이름도 모르는 봉우리들과 자신이 헐벗은 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 아래로 펼쳐진 도시의 모습을 보며 내일을 살아야 할 이유를 얻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백운대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우이동 코스 안내 및 교통편

우이동을 시작으로 오르는 코스는 가장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다. 정상인 백운대와 가장 짧고, 암벽등반을 목적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또 우이동을 종점으로 삼은 버스가 많고, 근처에 식당과 숙박시설이 있다. 봄이면 우이동 계곡에서 대동문에 이르는 진달래능선에 봄꽃이 많이 피기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산행은 우이동입구나 도선사에서 시작한다. 우이동 종점(120, 130, 144, 151, 153) 버스를 이용해 우이동 도선사 입구에서 하차한다. 이곳에서부터 도선사까지 걸어가면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우이동 종점에서는 도선사를 방문하려는 신도들을 위해 버스를 운행한다. 도선사 버스정류장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1인당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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