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시의회 ‘네탓 공방’ 점입가경

국·도비 지원사업인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 무산을 둘러싼 제천시와 제천시의회의 ‘네탓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충북도는 국비와 도비가 투입되는 스토리창작 클러스터를 제천에 두기로 하고 제천시와 사업 추진을 협의해 왔다. 시는 이에 따라 22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문화콘텐츠 창작 공간을 청풍호 일원에 건립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단독주택 형태의 집필실, 교육 및 연수시설,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13일 당초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스토리창작 클러스터의 계속사업비를 불승인하는 등 초강수를 이어가며 사업 추진에 끝까지 반기를 들었다. 시의회는 제3회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예산 105억 원과 올해 전체 예산 중 144억 원도 삭감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사업기간 만료가 임박했는데도 사업 내용조차 확정 짓지 못했다”며 시 집행부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제천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계속 사업과 연도별 금액을 승인해놓고 이제 와서 스스로 한 의결 내용을 뒤집었다”고 반박했다.

사태는 민간 부문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제천시 이·통장협의회와 주민자치협의회 등 민간단체들은 일제히 “시의회가 정치논리로 예산을 삭감했다”며 시 집행부를 거들었다.

그러나 한 시의원은 “혈세가 한 푼도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심의했으며, 스토리창작 클러스터는 사업 경쟁력과 타당성을 모두 잃었다”고 단정하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확인했다. 반면 집행부는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사업은 시의회가 이미 두 차례 계속사업비를 승인한 사안”이라며 “1년 만에 사업 추진 과정, 운영비를 이유로 불승인하고 사업비를 삭감한 것은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이 사업은 충북도와 제천시가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사업의 하나로 추진해 온 스토리창작 클러스터가 무산돼 매우 안타깝다”며 사실상 포기를 선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의회 내부 문제가 일부 해결되는 등 여건이 변화된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며 의회와 갈등 봉합을 기대했다.

한편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제천 건립이 무산 조짐을 보이자 충북도는 도내 다른 지자체에 사업 유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지자체들이 막대한 운영비 부담 등 사업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참여를 꺼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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