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초문화상 제정한 류귀현 씨의 계속되는 삶의 도전

지난 주 도내 일간지에 제 1회 운초문화상 선정 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지역 인사인 이융조(한국선사문화재단 이사장), 정일원(충북예총 수석부회장), 김효동(시인), 신동삼(충북육상연맹회장) 씨 등이 수상자로 선정돼 각각 지역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300만원씩 상금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시상식은 오는 27일에 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이 궁금해 한 것은 뜬금없이 언론에 등장한 운초문화재단의 실체다. 운초문화재단은 올해 우리나이로 79세인 류귀현 씨가 사재 5억원을 들여 자신의 아호를 따 설립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단체다.

현재 청주물류터미널(주) 이른바 화물터미널을 운영하며 한국물류터미널사업협회 회장까지 겸하고 있는 그는 이미 각종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청주시의회 의원, 국제로타리 충북지구 총재, 청주문화원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운초문화재단의 등장은 훨씬 이전부터다. 3년전인 2013년 12월에도 운초문화상 시상 소식이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확인해 보니 이 재단은 그동안 비공인 단체로 운영되다가 올 초 충북도의 승인을 거쳐 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번 문화상 선정에 제 1회를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운초문화재단은 앞으로 청명문화, 예술, 문학, 봉사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이 분야에서 활동이 출중한 인사를 선정해 포상한다는 계획이다. 류귀현 이사장이 밝히는 이 상의 취지는 “지역민들의 풍요롭고 행복한 문화적 삶을 이끌고 문화융성의 시대를 맞아 지역문화 창달에 작게나마 일조하기 위함”이다. 그가 자신한테 관심이 쏠리는 것에 극구 손사래를 치면서도 시종일관 문화와 예술을 입에 올리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화 예술과는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은 화물터미널 사업을 하는 그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사회의 최고 낭만주의자다. 서예와 사군자를 하고 바둑은 아마 4단 입신의 경지다. 시인으로도 등단해 지난 2008년 고희연 때는 시집 ‘봄날은 간다’ 출판기념회까지 가져 화제가 됐다. 지역의 명망가 중 개인의 행사나 이벤트에 가장 많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말술(斗酒)의 계보를 자랑했으나 지금은 나이제한(?)에 걸려 삼가고 있다. 청주 청원통합 이후엔 한 때 문화원통합이 늦어지는 바람에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지인들이 말하듯 부리부리한 인상과 삶에 대한 늘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비롯된다는 류 이사장의 ‘낭만주의적 삶’은 지칠 줄을 모른다.

운초문화재단과 운초문화상에 대한 그의 뜻은 이렇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70대를 넘기고 80대를 맞이하려 하니 내 삶이 그저 고맙다는 생각 뿐이다. 결코 큰 건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주변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아졌다. 나를 키워 준 지역사회에 대한 늙은이의 작은 정성으로 보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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