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류금열 씨 ‘내제문화’ 기고에서 제천태생설 주장

▲ 우륵이 제천시 청풍면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제천지역 향토사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사진은 제천시가 2010년 의림지 인근에 재현한 우륵샘.

3대 악성(樂聖)으로 추앙받는 우륵의 실제 탄생지가 경남 의령군이 아닌 제천시 청풍면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지역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천 향토사학자인 류금열 씨는 (사)내제문화연구회가 최근 발간한 ‘내제문화’ 제25집 기고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류 씨는 “우륵이 태어난 성열현은 지금의 청풍”이라며 “성열현은 고구려의 사열이현(沙熱伊縣)과 동일한 지명으로, 백제의 성열성 지명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풍 지역을 점령한 신라가 경덕왕 16년(757)에 고구려 사열이현을 뒤늦게 청풍현으로 바꾼 데서 알 수 있듯 신라 때도 고구려 군명을 여전히 사용했다”며 “고구려 점령 시절 사열이현이란 군명이 있었지만 백제 통치기의 성열현도 함께 사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국사기 원전에 우륵을 ‘성열현인’으로 명기했고 성열현과 동일한 성열성이 청풍에 있기 때문에 우륵 탄생지는 청풍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륵이 태어난 성열현을 경남 의령으로 보는 학설은 일제 식민사관에 의한 역사 왜곡인데도 국내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진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실제로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한 일본 학자이자 조선총독부 수사관보였던 스에마쓰 야스카즈 등이 식민지배 정당화와 정한론 수립 차원에서 우륵을 왜인(倭人)으로 왜곡하기 위해 이른바 임나십국 중 사이기국(斯二岐國·지금의 경남 의령) 출신으로 오도했다는 게 류 씨의 주장이다.

류 씨는 “야스카즈 주장을 계승한 다나카 도시아키는 임나제국을 가야제국으로 미화시키고, 우륵의 12곡 중 이사(爾赦) 곡명을 교묘하게 이용해 성열현을 사이기국으로 윤색했다”며 “다산 정약용은 음상사학(音相似學)상 고구려 사열이현과 같다는 점을 근거로 성열현을 지금의 청풍으로 봤고, 단재 신채호도 성열현을 청풍으로 확신하고 고구려의 사열이현 이전 미을성(未乙省) 지경(地境)을 분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삼국사기에 우륵 고향으로 기록된 성열현(省熱縣)이 지금의 경남 의령군 부림면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우륵이 의령군 출신이라는 설이 힘을 얻었으나, 학계 안팎에서는 우륵의 고향을 놓고 제천, 경북 고령, 대구 불로동, 경남 합천, 의령, 거창설 등이 분분해 논란이 뜨거운 실정이다.

이번에 류 씨가 우륵의 고향이 청풍면이라는 논거를 제시함에 따라 우륵 출생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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