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 이춘기

▲ 이춘기

과거 어느 팟케스트 진행자가 “개인이 국가를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국가라는 것이 시스템이 있는데, 그러한 의도를 가진 행위의 실행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반문이고 의문이었다. 하지만 곧 이해 할 수 없는 현상들을 목도하게 되었다. 상식적이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일들이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그것은 곧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어 권력에 의해 ‘정책’이란 이름으로 폭거가 자행되는 웃지 못 할 일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확신이 든다. 그것은 곧 4대강이 되었고, 자원외교가 되었으며, 한일 위안부 협정이 되었고, 세월호의 참사를 파묻어 버리는 정권의 꼼수가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가 있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세상에 떨어진 엘리스가 겪는 모험을 그린 동화다. 지금 나는 허무맹랑해 보이는 이야기 속 앨리스가 된 기분이다. 정권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차원의 권력을 움직여서 기업에 자금 출연을 종용(압박이라는 주장도 있음)하였다고 하고, 그러한 자금이 모여서 어떤 개인의 수익사업이나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용도변경 되었다.

알고 보니 그 개인은 이 나라 대통령의 연설문을 먼저 보고 수정하였으며, 최고 결정권자들 회담의 시나리오를 제시하였고, 대북관련 기밀 자료들을 훤히 들여다보았다. 또한 일본과 외교에서 민감한 사항들을 종용하기에 이르렀고, 청와대의 인사에 까지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녀의 딸은 권력을 등에 업고 비정상적인 학사를 통해 명문 대학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하며, 최근에는 그의 아들도 청와대에 취업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대다수의 청년들은 취업난에 고개 숙이며 ‘헬조선’에 태어난 것을 자책하고 있는데 말이다.

일부에서는 “최순실이 대통령이고 박근혜가 대변인 아니냐”는 자조 섞인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른바 “아바타”설이 제기 되고 있다. 지역의 각계각층, 심지어 보수진영 사람들도 현 실정에 절망하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언론들을 통해 이러한 수치와 고통의 현실을 지켜보아야 한다. 그러한 수치를 온 국민에게 안겨준 장본인은 이 땅을 떠나 의문의 도피행각을 이어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국민들과 정치권의 지탄의 목소리에 고개를 숙여 돌아오는 그 과정에서도 권력에 의한 온갖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러한 특혜를 제공한 당사자는 누구인가? 오늘 이 순간까지도 비난 받는 정권과 정치 세력일 것이며, 존경 받지 못하는 사법시스템 일 것이다.

국가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이어야 한다. 국민들은 스스로 과거로부터 지속되어지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이야기들’, 그 소굴에서 빠져나와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 스스로가 수치스럽고 분노 가득한 이 상황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마주서야한다.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모든 불편함과 부당함을 직시하여야만 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합리적이고 올바르게 판단하였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이상한 토끼 소굴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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