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이호식 한국교통대 철도시설공학과 교수

▲ 이호식 교수

우리나라에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만 7500여개소의 크고 작은 농업용 호소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다. 일반적으로 저수지로 알려져 있는 농업용 호소 중에는 인근 농지에 용수공급을 위해 별도로 축조되어 담수를 저류한 곳도 있고 하천에 보를 설치해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시설도 있다.

농업용 저수지 중 전체 70% 이상이 설치된 지 50년 이상 경과돼 시설의 안전성은 차치하더라도 농업용수 수질로서 적합성에 문제가 있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근래에 들어 강수량이 점점 줄면서 상당수 저수지에서 호소 내 물 순환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녹조류가 발생되는 등 오염현상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하천에 보를 설치한 저수지의 경우 하천 하류의 수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례로 금강권내에 있는 미호천의 관련 사례를 들어보겠다. 미호천은 음성군 망이산에서 발원해 금강으로 유입되는 37.5㎞의 지방하천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인 농다리가 위치해 있다.

미호천 중하류 곳곳에 보를 설치해 인근 지역에 농업용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농다리 지점을 중심으로 미호천의 수질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주변 지역의 오염원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하상의 오염된 퇴적물 준설과 인근 백곡저수지와 초평저수지의 맑은 물이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농다리 지점을 지나면서 하류 지역에 설치된 보로 인하여 미호천 하류의 수질은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이 수년째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호천 유역 내 강수량 부족에 따라 하천 유지용수량이 감소하면서 미호천 하류의 물환경 여건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국 보를 중심으로 하천 하류에 있는 주민들은 맑은 물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량 자체도 부족한 지경이다. 하루빨리 상하류간 주민들 모두 효율적으로 물을 이용하기 위한 수량과 수질 개선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 원인이 강우량에도 있지만 보에서 비롯된 측면도 크므로 우선 보를 중심으로 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보에서 공급되는 농업용수의 양과 하천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하류 지역으로 보내야하는 하천 유지용수간의 물 공급에 대한 수리학적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동시에 보 바닥에 수십 년 동안 정체돼 있던 퇴적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보 하상의 퇴적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물질이 용출돼 하천의 오염현상을 가속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준설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이와 같은 문제가 미호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올해같이 강우량이 부족한 해에 우리나라 많은 저수지들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저수지 물환경 여건에 대한 종합적 관리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수지 설치목적이 우선적으로 농업용수 공급에 있으므로 우리 먹거리인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맑은 용수를 하천 내 상하류간 주민들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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