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이민우 청대숲 기자

▲ 이민우 청대숲 기자

2014년 나는 청주대학교에 입학했다. 나에게 있어서, 그리고 청주대학교에 있어서 참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2014년 3월에 입학한 사회학과 친구들은 “입학한 지 한 달 만에 자신의 학과가 폐과 되었다”며 신입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대학문화들을 포기하고 집회·시위에 뛰어들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입학 전 모집요강에 폐과 한다고 나와 있지도 않았고, 폐과 절차 또한 비민주적이었으며, 폐과 되면 후배도 들어오지 않는 대학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싫다고 했다.

다행히도 2015년 사회학과 복과가 결정되었지만 폐과 결정이 통보되고 해당 학과의 많은 친구들이 전과를 결정하여 사회학과에 남은 친구들이 몇 없다고 한다. 사회학과 폐과 시위가 계속되는 와중에 2014년 8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청주대학교가 소위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최근 평가에서도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청주대학교는 내년에도 정부 재정지원이 제한될 예정이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 청주대학교가 ‘부실대학’에서 탈피하지 못하게 된 이유가 사회학과가 복과되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어느 한 언론에 보도된 ‘대학 여건과 학과개편·정원조정 계획’ 항목에서 청주대가 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는 내용을 근거로 말이다.

묻고 싶다. 사회학과 폐과 철회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청주대학교는 ‘부실대학’에서 탈피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컨설팅 평가의 다른 항목들 점수는 타 대학보다 월등히 높은가? 부당하게 폐과 된 사회학과 학생들의 한 맺힌 목소리를, 그 절규를 들었다면 감히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등록금 꼬박꼬박 잘 내며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애초에 청주대학교가 ‘부실대학’이 된 이유는 학교 당국의 무능력한 경영 때문이다. 또한 여태껏 ‘부실대학’이라는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지 못 한 본질적인 이유 또한 재단의 소극적인 투자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재단의 투자가 깔짝깔짝 거려서는 안된다’라는 다소 원색적인 지적이 쏟아진다고 한다. 청석재단은 한 개인의 영광을 위한 재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해야 한다. 또한 청주대학교는 왜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게 됐는지 잘 생각해보고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사실 사회 수요를 맞추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돈을 무기로 해서 구조조정을 하라고 하는 교육부도 문제가 참 크다. 각각 특성이 다른 대학들을 획일화된 지표로 줄 세우고 평가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한 구조개혁만이 최선의 대안인가? 청주대학교는 개교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청주 지역사회는 무너져가는 청주대학교를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것 인가?

청주를 ‘교육의 도시’라 불리게끔 만든 청주대학교가, 10만 동문을 배출하고 지금도 1만 2천 명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청주대학교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위기의 청주대학교, 누군가의 결단이 이 학교를 살릴 수 있다. 이제 그만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설립자 후손답게 자리에서 내려와 학교발전을 위해 묵묵히 응원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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