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명품 드라마테마파크···김수현 아트홀·드라마거리가 골자
'생명문화도시 청주에 무엇을 담을까' 담론 수렴 절차 필요

청주시는 드라마시티 외에 한류명품 드라마테마파크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충북도와 청주시가 함께 추진했고, 충북도는 (주)D스튜디오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충북도 관계자는 “한류를 통한 동남아 관광객 유치와 드라마체험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용역을 실시했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사업을 함께 하기로 하고 문체부를 설득해 국비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테마파크는 청주출신 방송작가 김수현(73)의 드라마아트홀 건립과 옛 연초제조창~김수현 드라마아트홀을 드라마거리로 조성하는 것이다. 충북도·청주시는 지난해 4월 9일 청주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김수현 드라마아트홀을 건립키로 협약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장관사는 김 작가의 집필실로 바꾸고 그 옆에 3층건물을 신축한다. 신축건물은 김 작가의 원고·소장품 등을 전시한 전시실과 드라마체험전시관, VR·영상전시실, 작가들을 육성하는 작가아카데미실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설계 공모를 해서 올해까지 설계를 마친 뒤 내년 2월 착공해 2018년 5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국·도·시비 72억원이 들어간다. 김 작가는 청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한 편을 쓰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100여편에 달하는 드라마 작품을 선보여 우리나라 대표 작가로 인정받아왔다. 문제는 관리와 운영. 김 작가도 “지어만 놓고 관리와 운영이 되지 않는 시설은 원치 않는다”고 못박았다.
 

옛 연초제조창~김수현 드라마아트홀을 드라마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은 옛 연초제조창~청주대를 벽화의 거리, 청주대~수암골을 촬영공간, 수암골 카페거리~드라마아트홀을 드라마 출연진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게 골자다. 여기에는 24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두 사업을 합쳐 총 96억원이 예상된다.

김수현 드라마아트홀은 이미 지난해 충북도·청주시와 김 작가가 협약을 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러나 드라마거리 조성 사업은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청회와 시민의견 수렴과정을 거치고 사업을 추진할 업체도 공모한다는 게 청주시 계획이다. 하지만 이 또한 드라마시티 청주 조성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미 시동이 걸렸다.
 

김기현 충북민예총 이사장은 “전반적인 계획을 알지 못해 찬반의견을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암골을 비롯한 해당 지역주민, 시민들과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와 별도로 문화예술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도 열었으면 좋겠다. 청주시는 새 CI를 만들면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시민들에게 혼쭐이 났고 큰 교훈을 얻었다. 그런데도 청주시 독자적으로 이런 일을 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고 말했다.
 

▲ 수암골 곳곳에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부탁해요 캡틴’의 주인공 지진희·구혜선(왼쪽)과 ‘카인과 아벨’의 소지섭.사진/육성준 기자

관광도시 표방한 도시 차고 넘쳐

이 시장이 생명문화도시 청주를 비전으로 세우고 문화산업에 주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생명문화도시 내용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는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 시장의 임기는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것 저것 할 시간이 없다. 때문에 이런 사업을 알음 알음 몇 사람이 모여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뒷말들이 많다.

모 씨는 “청주시가 드라마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업을 진행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말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한다. 연구용역 발주, 예산확보, 담당자 배정 등을 다 해놓고 공청회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다고 하는데 시민들의 의견이 들어갈 틈이 있나. 지자체가 대규모 사업을 할 때 항상 이런 식으로 틀을 다 짜놓고 공청회는 뒤늦게 하는데 불만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 씨는 “생명문화도시 청주를 만들어가는 건 시장이 아니다. 시장은 비전을 제시하고,  내용을 채우는 건 시민들이다. 그런데 생명문화도시 청주를 어떤 내용으로 채울 것인가 토론회 한 번 한 적 없다. 시장이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시민대토론회를 열고 청주시를 어떻게 가꿔나갈 것인가 의견교환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수암골에 드라마를 유치했을 당시 사전에 주민들과 협의했는가. 어느 한 개인이 나서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과 갈등도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청주시의  방향을 몇 사람이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관광도시 또한 청주시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다. 자연발생적으로 관광객들이 온다면 막을 수 없지만 지자체가 나서 관광도시로 방향을 잡으려면 시민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대한민국 도시치고 관광도시를 표방하지 않은 곳이 없고, 그 중 드라마시티를 내세운 곳이 많다. 웬만큼 해서는 경쟁력을 갖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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