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작은 도서관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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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세평] 작은 도서관을 살리자
  • 충청리뷰
  • 승인 200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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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글쓰기를 가르치다보면 “우리 아이가 TV 만화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 도통 책에는 관심이 없다”며 걱정하는 엄마들을 종종 만난다. 갈수록 화려하고 다양해지는 영상매체에 매료돼 아이들은 같은 동화라도 책보다는 영화나 컴퓨터 CD, 인터넷으로 보기를 좋아하고, 책읽기에 흥미있는 아이들조차도 최근에 불어닥친 만화열풍 탓에 열에 아홉은 손쉽게 읽히는 만화책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처럼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컴퓨터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그보다도 우리 주변에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쉽게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도서관이 많지 않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공공도서관은 바로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말해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1998 공공도서관요람자료 : 일본출판뉴스사 ‘97통계) 미국은 인구 1만 6천명당, 일본은 6만명당 1개의 도서관이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2만4천명당 1개의 도서관이 있으며 인구 1인당 책 수도 미국 2.7권, 일본 1.5권에 턱없이 부족한 0.38권에 불과하다.
또한 프랑스 파리에는 특화된 60여개의 작은 도서관이 큰 규모의 도서관과 조화롭게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전역에는 3.2㎞마다 공공도서관이 있어 미국 교육의 터전을 이루는 동시에 주민들의 편의공간으로서의 기능도 한다고 하니 정말 부럽기 짝이 없다.
이제 우리도 자라나는 아이들과 주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 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는 우선 집에서 가깝고 방과 후에도 빈 교실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작은 도서관으로서는 최적의 장소이다. 이러한 학교 도서관을 활성화한다면 독서공간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초등학교 도서실을 활성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일은 전담사서가 있어야 하고, 학부모들의 많은 참여를 통해 학교 도서실이 좋은 책들로 가득 채워져야 한다.
양서가 갖춰진 뒤에는 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글쓰기·독서 전문강사들을 채용해 아이들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주고, 신나게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다양한 독후활동, NIE(신문활용교육), 가족신문만들기, 연극교실, 현장체험학습 등 여러 가지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된다. 공공도서관의 활성화는 물론 학교도서관, 마을도서관, 가정도서실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작은 도서관들이 빼곡히 생겨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슈퍼나 비디오가게를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도서관을 드나들 수 있는 독서교육환경이 조성된다면 미래의 기둥인 우리 아이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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