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수 보궐선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퇴직을 앞두고 보폭을 넓히는 충북경찰청 이세민 차장에게 지역정가의 시선이 쏠린다.

공개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건 아니지만, 그의 고향 괴산에선 이 차장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이 차장은 22일 괴산군청을 방문했다. 김창현 부군수를 만난 이 차장은 괴산군민장학회에 자신의 한 달 봉급 500여 만원을 기탁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퇴직하는 시기에 받을 '마지막 월급'을 장학금으로 내놓겠다는 약속이었다.

앞서 충북경찰청에선 교통안전센터를 견학하려고 방문한 청안면 주민 80명을 몸소 마중하기도 했다.

청안면은 이 차장이 태어난 곳이다. 고향 어르신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나가 손을 맞잡고 인사한 후 기념촬영까지 했다.

교통안전센터를 견학 온 노인들과 '지방경찰청 2인자'가 기념촬영하는 건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부쩍 늘어난 괴산지역 주민들과의 스킨십도 정치권이 이 차장의 행보를 눈여겨 보는 이유다.

지난달 괴산문화예술회관에서 이 차장은 주민·공무원 500명을 대상으로 특강했다. '안전한 지역 만들기'란 주제의 아카데미였다.

비슷한 시기 감물면 오성중학교에서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특강을 했고, 4월에는 청안면 청안초등학교와 괴산읍 괴산고등학교에서 강의했다.

청안초는 이 차장이 청주로 전학하기 전 다녔던 모교다. 이 차장의 이런 발걸음을 두고 정가에선 괴산군수 보궐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소속 3선' 신화를 쓰던 임각수 괴산군수는 지난달 23일 열린 항소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게다가 1·2심에서 직위상실형인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농지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보궐선거는 불가피하다고 보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터줏대감 임 군수가 군수직을 잃는다면, 때마침 퇴직시점까지 앞둔 이 차장으로선 당연히 군수직을 노려볼 것이란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 차장은 경무관 '계급 정년'에 걸려 올해 12월 퇴직해야 한다. 다만, 본인이 원하면 정년 기한 안에선 언제든지 퇴직할 수 있다.

이 차장이 마지막 월급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약정까지 한 것을 보면 조만간 자리를 정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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