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방지용 돌화분 인근 상인회에 관리 맡겼지만 실패
4천만원 예산 낭비, 시 “나무 교체하고 관리주체 검토”

충주시 성내동 관아공원 인근에 조성한 나무들이 관리 소홀로 모두 고사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나무가 말라 죽은 이유에 대해 관리주체를 잘못 지정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공원지역 나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주시는 2013년 도심재생화 사업의 일환으로 4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성내동 관아공원 일원에 돌화분(남천나무와 패랭이꽃) 74개를 조성했다. 땅에 나무를 심는 대신 돌화분을 조성한 이유는 주차방지 목적에서다. 이 일대는 평소 비좁은 도로에 차들이 붐벼 혼잡한 것은 물론 보도블록에 주차하는 등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았다. 이런 이유로 시는 거리에 돌화분을 조성했고, 그 관리를 인근 상인회에 맡겼다. 상인회에서 물을 주고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특정인을 지목해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상인은 자신의 가게 앞을 가로막는다며 나무를 뽑아버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또 돌화분 조성을 처음부터 반대했던 상인들은 돌화분을 옮기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일대 심은 나무들은 모두 고사했다. 주민 이모씨(57·충주시 용산동)는 “관아공원 앞 돌화분에 심은 나무가 모두 고사돼 흉물스럽다”며 “분명 시민들이 낸 혈세로 조성했을텐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시의 탁상행정은 문제”라고 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돌화분은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조성됐다. 돌화분을 조성하면서 상인회에서 물을 주는 것으로 협의했는데 잘 안된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직접 관리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우선 나무를 교체하고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업체 위탁 방안 강구

이 일대 나무에 대한 하자보수 기간은 오는 8월까지다. 때문에 시는 고사된 남천나무 대신 수명이 긴 문주목을 심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 나무 역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다. 시가 다시 상인들의 자율적인 관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관아공원 나무들과 더불어 지역 내 공원 나무의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충주시는 공원 내 나무 및 시설물에 대한 관리를 직영으로 하고 있다. 1~2명의 공무원이 모든 공원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예외로 3만㎡가 넘는 중앙탑 공원만 전문업체에 맡겨 위탁관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아공원 돌화분 같은 일이 발생했고, 지역 내 공원(중앙탑 제외)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타 지자체의 경우 공원을 권역별로 묶어서 전문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청주는 중부권, 남부권, 북부권 등으로 나눠 공원의 시설물 관리, 소독, 급수, 나무 관리를 하고 있다. 충주와 가까운 제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더욱이 충주는 기업도시와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마무리 돼 청산절차까지 마무리되면 이곳에 위치한 공원까지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적이지 않고 소수에 불과한 시청 공무원으로는 현재의 공원과 앞으로 늘어나는 공원 전반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충주도 권역별로 나눠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공원 전문가는 “공원지역 나무들이 고사하는 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제대로 된 관리를 안 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며 “관아공원 나무만 봐도 관리주체를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상인들에게 맡겼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시에서 모든 것을 하려면 인력도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권역별로 묶어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방안이 효율적일 것이다. 이제 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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