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도내 중학교 1학년 2학기 전면시행
도교육청, 지역인적자원 공모 나서…매뉴얼 제작

▲ 도교육청이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지역사회에 손을 내밀었다. 프로그램 공모에 나선 것이다. 이제 학교는 지역사회와 손잡고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내 중학교를 대상으로 1학년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다. 도교육청은 오는 10일까지 자유학기제 관련 공모를 한다.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6월 10일 충청북도교육청 세미나실에서는 자유학기제 공감 톡앤톡 행사도 연다. 6월 말까지 프로그램 접수 및 심사를 거쳐 7월 초 선정된 프로그램에 한해 학교에 안내를 할 예정이다. 7월 말에는 주제별, 지역별 자료집도 나오게 된다.

정은영 장학사는 “그동안 공공기관의 기부프로그램을 일선학교에 주로 소개해왔다. 강사비를 100%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비용이 드는 사설기관 프로그램들은 학교 단위에서 연락이 오면 판단해 결정하도록 했다. 따로 안내는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수업혁신이 핵심이다

 

자유학기제라고 하면 일단 체험학습이 떠오른다. 이에 대해 정 장학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오해한다. 자유학기제는 무조건 외부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하는 데 실제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한 학기에 2회 정도만 나가도 된다고 돼 있다. 학기 중 한 학기를 다른 일반학기와 달리 특별하게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충북도교육청은 3년 전부터 시범사업을 운영해왔다. 1차년도인 2013년에 2개 학교, 2차년도인 2014년에 34개 학교, 3차년도인 지난해 113개가 운영됐고, 올해는 중학교 128개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올해 처음으로 자유학기제를 시작하는 학교는 15개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KDI)에서 만족도 조사를 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하고 시범학교를 운영한 학교와 시범학교를 운영하지 않은 주변학교를 비교했는데 자유학기제를 시범운영한 곳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정 장학사는 “자유학기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업변화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학기제는 크게 주제선택, 예술체육, 동아리, 진로탐색으로 구분될 수 있다. 주제선택의 경우 교과 간 융합수업을 하게 된다. 집짓기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과학과 사회 과목이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예술체육은 1인 1스포츠, 1인 1악기를 강조하고,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게 된다. 1학년 때 자유학기제 수업을 거친 아이들은 2학년 때 스스로 만드는 동아리가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예산 비중 가장 높다

 

문제는 교사의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 지역 사회 또한 어떠한 기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1학년 2학기만 수업을 바꾸는 게 아니라 2·3학년으로 수업혁신이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정 장학사는 “교육부 방침이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고등학교까지 이어져 수업 혁신을 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교육정책이다. 중점정책이다보니 교육부 사업 중에서 예산단위가 제일 크다. 학교당 평균 1800만원 정도가 자유학기제 예산으로 내려오고 있다. 작은 단위 학교는 500만원부터 청주시내 큰 단위학교는 32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유학기제의 일주일 시간표는 대략 이렇다. 일주일에 평균 33~34시간을 수업한다고 하면 자유학기제 수업이 10시간 이상을 하고, 나머지 22~23시간은 기본교과 수업을 받게 된다. 정 장학사는 “교과 간 통합 수업이 중요해진다. 수업변화를 위한 교사연수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학습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무조건 논다는 것은 오해다. 시험만 보지 않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는 여전히 악용될 우려가 있다.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사설업체들의 전화를 수시로 받는다. 내용은 학교폭력인데, 겉포장은 자유학기제 타이틀을 단 프로그램도 많다. 담당교사가 프로그램을 잘 선별해야 한다. 또 교육부에 체험횟수 등 성과위주로 보고하는 것도 아이러니가 있다. 학원가에는 자유학기제 특별반을 구성해 학부모들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는 불법이다. 학부형 이 모씨는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 그냥 아이들이 놀기만 하는 게 아닐까 고민이 된다. 학교마다 프로그램 차이도 있을 것 같고, 시험도 보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한 학기 시간표를 짜야 하는 지 솔직히 고민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장학사는 “학부모들이 시험을 보지 않는 것에 대해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전국적으로 전면시행되기 때문에 상황이 모두 같지 않나. 지식보다는 지혜를 배우는 시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들의 속담이 통용되는 때다. 이제 학교는 지역사회와 손잡고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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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원도 교육청 ‘자유학년제’운영

1년 동안 자유학기제 경험해

 

강원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자유학년제를 시행하기로 했고, 서울시교육청도 일부를 '중2 혁신자유학년제 운영학교'로 전환했다. 자유학년제는 1학년 전반을 자유학기제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1학년 1학기는 준비학기이고, 1학년 2학기는 자유학기제로 운영된다. 시험은 1학년 1학기 때 1번만 보는 것으로 한다. 만약 고입에서 1학년 성적을 뺀다면 1학년은 아예 시험을 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내 최초의 고교 자유학년제인 '오디세이학교'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오디세이학교에는 일반고 또는 자율형공립고에 진학할 예정인 중학교 3학년 중 희망하는 학생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고교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졸업 후 성장의 중요한 전환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여유와 성찰을 통해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1년의 교육과정이다.

강원도 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17개 교육지원청에 장학행정담당 부서가 신설해 자유학기제 정착에 힘쓰고 있다. 도교육청은 ‘자유학년제 학부모 지원단’을 구성하고 18개 시·군에 진로체험센터도 구축하고, 지역교육지원청마다 주무관, 교무행정사 등 총 6~9명씩으로 구성된 ‘장학행정담당’ 부서를 꾸려 학교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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