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해고자 국석호 씨

▲ 유성기업 해고자 국석호 씨. 그의 동생 한광호씨는 회사의 노조탄압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고 한광호씨의 모습

국석호 씨는 본보 2013년 신년호 기사에 등장했다. 대전지방노동청 앞에서 원직복직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의 새해 소망을 담은 지면에 등장했다. 국 씨는 당시 “우리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 부당해고라고 판결을 했다. 법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제기한 ‘근로자 지위보전 및 임금지급 본안소송’에서도 저희가 다 승소했다”며 “이제, 회사가 잘못을 시인하고 법원의 판결대로 이행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시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는 현재 상복을 입고 있는 상주가 됐다. 망자는 동생. 결혼을 하지 않은 동생을 보내며 상주가 됐다. 동생은 바로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광호 씨. 3월 17일에 슬픈 사고가 있었지만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

상주 국 씨와 고인은 성이 다르다. 둘 사이는 아버지가 다르다.

지난 해 그는 누이들에게 동생 한 씨를 소개했다. 올해부터 같이 가족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족 여행을 한번 가지 못하고 동생을 떠나 보냈다.

국 씨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슬프다. 생각해 보니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동생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으로 건네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이 있고 해고자로 몇 년을 지내다 보니 동생에게 어머니를 맡겼다. 그래서 더 가슴이 미어진다”며 “어머니에게 아직 동생의 소식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 씨의 말처럼 그는 아직도 해고자다. 3년 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결대로 이행만 하면 된다”는 그의 소망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다.

그가 속해 있는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회사가 관여해 설립한 노조는 지난 달 ‘설립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다. 또 유성기업이 노조를 탄압한 행위가 검찰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바뀐 것은 없다. 노조 간부를 했던 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형은 여전히 해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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