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수 재선거 김종필·송기섭 후보의 양보없는 혈투 화제
첫 여성후보 김진옥 씨, 무소속 출마로 3파전 구도 형성

충북 진천군에서는 두 개의 선거가 치러진다. 국회의원 선거와 진천군수 재선거다. 진천군에서는 국회의원 선거 못지않게 군수 선거에 관심이 높다. 3선 군수였던 유영훈 전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고 지난해 8월 낙마했다.

한 때는 너도 나도 군수를 해보겠다고 덤벼드는 바람에 진천군수 후보들이 넘쳤으나 최종 3명으로 정리됐다. 김종필(53) 새누리당 후보와 송기섭(60) 더민주당 후보, 김진옥(70) 무소속 후보 등이다. 예비후보군에 속했던 몇 명은 이들 후보를 돕고 있다.
 

진천군은 도내 지역중 야당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지난 1995년에 실시됐던 제1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영완 후보가 당선됐다. 김 군수는 충북도 운수과장과 진천군 부군수를 지냈다. 2~3회 때는 자민련 김경회 후보가 당선됐다. 진천 만승초 교사와 충북도의원을 지낸 김 군수는 두 번 모두 40%가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 그리고 4~6회 때는 충북도의원을 역임한 열린우리당 유영훈 후보가 40~60%를 득표하며 여유있게 당선됐다. 유 군수는 이후 정당 상황에 따라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김종필 후보는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때 유 전 군수와 혈투를 벌였다. 당선자와 낙선자 표 차가 263표 밖에 나지 않았다. 선거 후 김 후보는 유 군수가 몇 차례 방송토론회에서 “지역구 도의원이 지방도로 확장공사 소요예산 용역비를 삭감했다” “사채업을 했다” 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유 군수를 고소했다. 선거가 끝나고 곧 재판이 시작돼 지역 민심이 흉흉했다. 당시 검찰은 유 군수가 객관적인 증빙자료 없이 허위 사실을 공표했고, 피고인의 범행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선무효형을 내렸다.
 

진천군수 재선거는 정당보다 김종필 對 송기섭 후보간의 인물위주 평가 경향이 강하다는 게 지역민들 말이다. 과거에는 유력후보가 선거판을 이끌었으나 올해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더욱이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유사한 점 없이 차이점이 많아 유권자들 사이에서 두 후보를 놓고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김종필 후보는 진천읍내 출신으로 줄곧 진천에서 거주하며 환경업체를 운영해왔다. 한국청년회의소 사무총장, 충북도의원 등을 역임하고 젊은 나이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성격은 적극적이고 패기 넘친다는 평이다. 반면 유 전 군수에 대한 소송과 낙마에 대해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어 부담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는 부자군민 부자진천 프로젝트 추진, 명품농업도시 구축, 365일 내내 평생복지도시 진천 조성, 지역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 추진, 군민과 소통하는 사람중심 더 큰 진천 구현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김 캠프에서는 ‘진천전문가’ ‘진천을 바꾸는 기분좋은 선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이문희 전 진천산림조합장이 선거대책본부장, 신창섭 전 진천군의회 의장이 선대위원장, 이양섭·정영수 도의원이 부위원장, 김재식 전 광혜원면장이 정책자문단장, 김재선 전 백곡면장이 전략기획단장을 맡아 선거를 돕고 있다.

인물평가 성향 강한 2016 재선거

진천군 이월면 출신의 송기섭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김종필 후보에게 지고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더민주당으로 옮겼다. 송 후보는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국토교통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을 지냈다. 송 후보는 중앙행정을 경험해 중앙부처 인맥이 풍부하고 큰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 ‘혁신도시개발 전문가’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그는 이제 능력있고 힘있는 행정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인구 15만 진천시 기반구축, 부자 진천 조성, 평생복지 실현, 국제문화교육도시 조성, 행복한 농촌 실현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캠프에서는 김원종 전 진천읍장이 선거대책본부장, 정광섭 전 진천군의회 의장 등 5명이 공동선대위원장, 박영서 씨가 사무장, 배남식 씨가 홍보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읍장은 지난 선거 때 군수에 출마했으나 이번에는 송 후보를 돕고 있다. 또 정 전 의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송 후보를 도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편 김진옥 씨는 첫 여성 군수 후보이다. 현재 서울에서 재경진천읍민회장으로 활동하며 대치스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을 주는 큰 일꾼’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국민의당에서 군수 공천을 받은 정현구 전 진천군 과장은 중부3군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김영국 후보를 돕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3파전으로 치러지는 진천군수 선거에서 최종 누가 승리할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일고 있다.
 

중부권 역대 국회의원, 음성출신 많네
제10대 이후 진천출신 한 번도 못 해

 

진천군민들은 “중부권에서 우리지역 출신 국회의원 한 번 못냈다”고 말한다. 실제 그동안 10대 국회 이후 음성출신이 여러 번 했고 괴산출신이 한 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13대 국회의원은 한국국민당으로 출마해 후에 민정당에 입당한 김완태 의원이 역임했다. 김 의원은 약사로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음성이 고향. 이번에 국민의당으로 나온 김영국 후보가 故 김완태 의원 아들이다. 14대는 국방부 기획관리실장과 충북도지사를 지낸 민자당 민태구 의원이 역임했다. 故 민태구 의원도 음성 사람이다.

15~16대 때는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당선됐다. 부산 출생인 정 의원은 부친 고향인 진천에서 출마했다. 17~18대는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이 역임했다. 변호사였던 故 김종률 의원은 음성출신. 그리고 19대 때는 대검찰청 마약조직 범죄부장을 지낸 괴산출신의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이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 중부권 후보로 뛰고 있는 사람은 모두 3명. 고향이 각각 다르다. 괴산출신인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 진천출신인 더민주당 임해종 후보, 음성출신인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가 출마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