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분리 사태 ‘불똥’…고향 잃은 경대수 후보 유탄

음성,진천,증평 등 3개군으로 구성된 중부3군 선거구는 도내에서 후보자 모두 유리하게 경선없이 후보가 확정된 경우다. 새누리당 경대수(58), 더불어민주당 임해종(57), 국민의당 김영국(56) 라인업은 사실상 3월 초순에 형성됐다. 상대적으로 후보가 조기에 확정됐지만 선거분위기는 전혀 달아오르지 않았다. 중부 3군은 공통적으로 인구가 증가추세다. 중부고속도로에 인접하고 수도권과 가까워 공장이전도 많고 경제규모도 커지고 있다. 음성과 진천군에 걸쳐 조성된 혁신도시가 상징하듯 두 군의 통합론도 솔솔 제기된다.

하지만 표면상의 분위기일뿐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소 지역주의가 확연하게 나 있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경대수 후보가 당선된 근저에는 그의 고향인 괴산에서 몰표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괴산에서 시작된 바람이 증평을 지나 음성까지 확장됐다. 결국 괴산증평에서 벌려놓은 7000여표의 차이가 당락을 갈랐다. 하지만 경대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고향을 잃었다. 선거구 재조정 정국에서 괴산이 남부3군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현역프리미엄과 높은 인지도, 새누리당의 탄탄한 조직력 등에서 앞서 출발했지만 ‘고향 잃은 후보’라는 유탄을 맞았다.

선거에서 공동의 행복은 없다. 타후보의 불행은 또 다른 이에겐 행운이다. 더민주 임해종 후보와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는 경 후보의 이런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12일 임해종 후보는 음성 선거사무소 개소식 자리에서 “새로운 일꾼은 지역 출신이 돼야 한다. 지역 출신만이 진정한 사랑으로 지역발전에 매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진천에서 태어나 지역에서 초중고를 마쳤다”면서 “내 집 살림을 남에게 맡길 수 있냐. 지역의 살림살이를 어떻게 남에게 맡길 수 있냐”고 말했다. 또 임 후보는 고향론에 이어 ‘법조통 VS 경제통’ 구도를 부각시켰다. 기획재정부등 경제부서 출신을 강조한 것이다.

중부 3군 최대인구를 자랑하는 음성출신인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도 경 후보의 약점을 겨냥했다. 모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영국 후보는 “경대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도 지켜내지 못하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괴산군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고향 지역구에 출마하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3선 의원출신인 부친 김완태 전 의원의 아들임을 부각시켰다. 선거 명함에도 부친의 사진을 게시했다. 하지만 ‘최면과학, 레드썬, 연예인 전생최면’ 등 돌출되는 부분을 강조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은 중부3군 선거의 최대 변수로 역시 ‘지역주의’를 꼽았다. 진천군의원 A씨는 “고향가서 출마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돈다. 이런 말이 유통되는 것을 의미 심장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군의원 B씨는 “역대 선거를 봐도 지역주의가 작용했다. 이번선거도 지역주의가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선거구에서 떨어진 괴산군 여파가 3 후보의 생사여탈 열쇠를 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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